과도위원장, ‘반려동물 취식’ 발언 질타
트럼프, 국경 찾는 해리스 “무능” 공격
격차 1%p 내 남부 경합주 초접전 지속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의 정상이 대선에서 이기려 자국 이주민을 혐오 증폭의 땔감으로 쓴 미국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일침을 가했다. 불법 이민 관련 여론 우위를 지키고 싶은 트럼프는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재차 무능하다고 깎아내렸고, 선거를 과열시키는 미국 대선 남부 격전지의 초접전 구도는 여전하다.
에드가르 르블랑 아이티 과도위원장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 선거운동에서 자연스럽게 열정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외국인 혐오나 인종차별의 구실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질타했다.
이는 트럼프와 그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을 겨냥한 말이다. 두 사람은 밴스 의원의 지역구인 오하이오주(州) 스프링필드에서 아이티 이민자들이 이웃 주민의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는 근거 없는 발언으로 최근 논란을 일으켰다. 현재 스프링필드에 거주하는 1만5,000명가량의 아이티계 주민 대부분은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이주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다만 르블랑 위원장이 트럼프나 밴스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다.
르블랑 위원장은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서 갱단이 횡행하는 아이티가 국가 기능 회복을 위해 설치한 과도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미국 남부 국경을 통해 유입되는 불법 이민은 경제와 더불어 미 유권자의 관심이 가장 큰 현안이다. 여론은 대체로 반(反)이민 정서에 올라탄 트럼프 편이다. 해리스는 열세를 만회하려 27일 멕시코 접경 도시인 애리조나주 더글러스를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트럼프는 가만히 두고 보지 않았다. 하루 전인 이날 뉴욕 트럼프타워 기자회견에서 “거의 4년간 우리는 세계 역사상 최악의 국경 위기를 겪었고 파멸의 설계자는 해리스”라며 “그에게는 문제를 해결할 의지·능력이 없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아울러 “불법 이민자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긴 흑인과 히스패닉계 가족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유색인종 간 이간도 거듭 시도했다.
판세를 보면 대선일까지 남은 40일간 트럼프의 불법 이민자 매도 공세가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의 ‘선벨트’(일조량이 많은 남부) 3개 경합주 유권자 대상 조사 결과에 따르면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1%포인트를 넘어간 곳이 없을 정도로 박빙이다. 조지아·애리조나의 경우 ‘트럼프 50%, 해리스 49%’였고,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49% 동률이었다. 특히 애리조나에선 불법 이민자 문제가 핵심 이슈 중 하나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