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의 축' 담당 IRGC 쿠드스군 사령관 가니
베이루트 공습 이후 행방 묘연… 당국도 '침묵'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보복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최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의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전역을 전쟁의 수렁에 빠트리게 될 양국 간 전면전이 일촉즉발 상태로 치닫는 상황에서 '쿠드스군 사령관 실종설'에 이란 내부도 술렁이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이란 언론들이 에스마일 가니(67) 쿠드스군 사령관의 소재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도를 잇따라 내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아랍권 매체들은 그가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베이루트 공습 과정에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란 언론이 확인 취재에 나섰는데, 당국자들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는 것이다.
쿠드스군은 IRGC의 해외 작전을 담당하는 최정예 부대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비롯해 이라크와 시리아 등에서 활동하는 친(親)이란 무장 세력 '저항의 축'에 자금과 무기, 훈련, 대테러 작전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가니 사령관은 2020년 미국에 암살당한 이란의 국민 영웅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후임자다.
이란 언론들의 사진 보도에 따르면 가니 사령관은 지난달 29일 이란 테헤란의 헤즈볼라 사무실에서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사망한 지 이틀 뒤였다. 그리고 닷새 후인 이달 4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나스랄라 추모를 위해 집전한 예배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이란 안보 당국자를 인용, 가니 사령관이 지난 3일 베이루트를 방문했고 이 무렵 헤즈볼라 차기 수장으로 거론돼 온 하심 사피에딘을 겨냥한 이스라엘군 폭격 이후부터 연락이 두절됐다고 보도했다. 사피에딘 역시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다.
베이루트에 주둔 중인 한 IRGC 관계자는 NYT에 "이란 고위 관리들이 가니 사령관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아 구성원들 사이에 공황 상태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뉴스 사이트인 타브낙은 "여론은 우리의 장군이 살아 있고, 잘 있다는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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