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실'이라는 표현 변경 촉구에는 "알겠다"며 검토 시사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의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는 지난겨울 떼죽음당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산양을 위한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여야 모두에서 제기됐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대책으로 "먹이 주기를 하겠다"고 답변한 것을 두고도 비판이 이어졌다.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 청장에게 "지난겨울 산양의 사망 수가 1,022마리에 달했다"며 "국가유산청의 전반적인 천연기념물 관리 시스템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본보 6월 14일 보도) 이 의원은 또 "유산청이 1톤 트럭 한 대로 구조와 사체 수거를 하다 보니 살아있는 채 구조된 산양이 이동 중에 동사한 사례도 있었다"며 "(문화재청에서) 유산청으로 이름을 바꾸고 자연유산국까지 신설했지만 1억 원 남짓의 예산으로 산양의 떼죽음을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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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청장은 "관련 전문가들, 산양보호협회와 산양 폐사대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사체 위치) 좌표 분석을 진행했지만 자연유산국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인원이 적어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서 "폐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모니터링하고 환경부와 협의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올겨울을 어떻게 넘길지에 대한 이 의원의 질의에 최 청장은 "지자체, 산양보호협회와 대책을 구성하고 필요한 경우 먹이 주기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먹이 주기로 해결되지 않는 게 이미 검증됐다"며 "청장이 아직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환경부, 농식품부 등과 부처합동 대응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에도 추가 보고가 없었다"며 "종합감사 전까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도 "청장이 먹이 주기를 하겠다는데 그래서 해결될 문제"냐고 반문하며 "미리 대책을 준비하지 않고, (국가유산청으로) 명칭만 바꾸고 조직 인원을 채우지 않고 나 몰라라 했으니 존재 이유를 지적받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유독 산양에 대해서만 폐사가 아닌 멸실이라는 표현을 하는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 의원은 "멸실은 시설이 파괴된다는 의미로 동물의 죽음에 대해 환경부와 농식품부는 폐사라고 표현한다"며 "명칭을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 청장은 "알겠다"고 답하며 검토 의사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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