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총선 패배 위기에 절박감 호소
선거 중점 지역 선정, 아베 표현도 사용
야당 후보들 "자민당과의 연대 부정적"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총선(27일)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흔들리고 있다.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총선에서 정권 유지를 위한 과반 의석(233석, 중의원 전체 465석) 확보가 어렵다는 예측이 나왔고, 다른 야당도 연립정권 합류에 선을 긋고 있어서다. 이시바 총리는 자민당 내 입지가 약해 총선 패배 시 강한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23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지난 21일 밤 긴급회의를 열어 지역구 40곳과 오사카부를 선거 운동 중점 지역구로 선정했다. 그는 후보자들에게 "죽기 살기로 전국을 누비겠다"는 내용의 긴급 통지문도 보냈다.
위기감에 표현도 거칠어지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22일 아이치현 도요타시 유세에서 "악몽과 같은 민주당(현 입헌민주당) 정권이라고 해도 그때를 기억하는 사람이 매우 줄었다"고 외쳤다. '악몽과 같은 민주당 정권'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야당을 공격할 때 쓴 표현이다. 이시바 총리는 당시에는 너무 거친 발언이라 지적했는데 상황이 다급해지니 자신도 그 말을 쓰게 된 것이다.
이시바 총리가 급해진 이유는 '총선 대패'라는 조사 결과가 잇달아 나와서다. 산케이신문과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지난 19, 20일 유권자 약 13만9,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민·공명당은 기존 288석에서 70석가량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2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두 당의 예상 의석수는 225석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가 현실이 되면 이시바 총리는 과반 의석을 채우기 위해 다른 야당을 연정에 끌어들여야 한다. 모리야마 히로시 자민당 간사장은 지난 20일 NHK방송에 출연해 "정책이 같은 정당과 협의해 나가겠다"며 연정 확대를 시사했다.
그러나 야당은 연정 합류에 부정적이다. 요미우리가 총선 후보자 1,28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민당과 연대하고 싶다'고 답한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후보 비율은 각각 12%, 24%에 그쳤다. 두 정당 모두 이미 연정에 반대한다고 밝힌 상태다.
자민당 내에서 이시바 총리를 향한 비난 여론이 거셀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요미우리가 자민당 후보들에게 자당 총재인 이시바 총리 호감도를 물었더니 89.6%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정당 대표들의 당내 호감도는 모두 90%를 넘었다. 요미우리는 "과거 총선 조사와 비교하면 이시바 총리의 호감도는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96.3%), 아베 전 총리(95.2%)보다 낮다"며 "총선 이후 이시바 총리를 향한 당내 반발이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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