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국 대선 D-1] 승부 3대 변수
빼앗기면 치명타 승부처 초박빙 접전
‘젠더 대결’ 속 백인 여성 표심 변수로
부동층 포섭보다 지지층 결집에 총력
11·5 미국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변수는 크게 세 가지다. 일단 ‘키스톤(keystone·핵심) 스테이트’ 펜실베이니아주(州)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경우 카멀라 해리스(민주당)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공화당) 전 대통령 둘 다 승산이 희박해진다. 여론조사 지지율로는 예측 불허의 접전이다.
젠더(성별) 대결 양상이 뚜렷한 이번 선거의 핵심 유권자는 백인 여성이다. 오랫동안 공화당 후보 편에 주로 서 온 이들의 변심 규모가 초유의 초박빙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 높은 투표율이 어느 편에 유리할지는 알 수 없지만 선거전 막판 부동층 포섭보다 지지층 결집이 승리 확률을 더 키운다는 것은 양측의 공통된 판단이다.
①경합주 중 경합주 펜실베이니아
펜실베이니아에 걸려 있는 선거인단 수는 19명이다. 7개 경합주 중 가장 많다. 현재 226명을 사실상 확보한 해리스는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등 ‘블루월’(파란 장벽·민주당 상징색이 파랑) 경합주 3곳만 수성하면(미시간 15명, 위스콘신 10명) 선거인단 과반(538명 중 270명)을 차지할 수 있다. 2일(현지시간) 기준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해리스는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트럼프에게 미세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선벨트’(일조량이 많은 남부)의 대형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각 선거인단 16명), 애리조나(11명), 네바다(6명)에서 해리스를 조금 더 앞서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만 가져오면 낙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결국 두 사람 모두 펜실베이니아를 잡아야 대선 승리의 키를 쥐게 된다. 전문기관들의 펜실베이니아 여론조사 분석 결과를 보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동률, 실버불레틴(0.3%포인트), 538(0.1%포인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0.4%포인트)는 트럼프가 오차범위 내 근소 우위라는 평가를 내놨다. 통계학적으로 의미가 없는 근소한 격차다.
일단 절반의 확률로 치명타를 입을 수 있는 게 현재 해리스다. 펜실베이니아를 빼앗기면 오차범위 내 차이지만 꾸준히 트럼프가 우세를 유지해 온 선벨트 4개 주 중 1, 2곳 이상은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입장에선 블루월 경합주 중 지지율 판세상 그나마 만만한 곳이 펜실베이니아다. 두 후보가 펜실베이니아에 사활을 거는 까닭이다.
②인종보다 젠더... '블루 우먼'이 좌우
이번 미국 대선에서 더 두드러지는 각축 구도는 인종보다 성별이라는 게 중론이다. 흑인·라틴계 남성이 트럼프 편으로 이동하면서 정치 진영 간 인종별 지지율 격차가 줄고 대신 성별에 따른 균열이 커졌다는 것이다.
NYT는 올 대선 승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유권자 집단으로 백인 여성을 꼽았다. 전체 유권자의 30%에 달하는 거대 그룹인 데다, 투표율도 높았기 때문이다. 2016년 대선 당시 같은 여성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45%)보다 트럼프(47%)에게 투표한 경우가 더 많았을 정도로 견고한 공화당 지지 기반이던 이들이 올해는 다른 선택을 하는 '블루 우먼' 변신 가능성이 있다.
배경은 노골적인 트럼프의 여성 비하다. 연방 차원의 임신중지(낙태)권을 보장해 온 ‘로 대 웨이드’ 판결(1973년)이 근 반세기 만인 2022년 폐기되도록 길을 터 준 이가 그였고, 가부장적이거나 여성 혐오를 드러내는 그의 행태에 거부감을 느끼는 여성이 갈수록 늘었다. 민주당 선거 전략가인 셀린다 레이크는 지난달 31일 NYT에 “올해 백인 여성 상당수가 남편 몰래 해리스에게 표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른바 ‘사일런트(silent·침묵하는) 해리스’다.
③"나와야 이긴다"... 핵심은 지지층 투표율
대선 때마다 투표율은 핵심 변수로 거론돼 왔고, 투표율이 높으면 투표에 소극적인 흑인·청년층을 지지 기반으로 삼는 민주당에 이득이라는 게 통설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유불리가 미지수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평소 정치에 별 관심이 없고 여론조사 응답에도 시큰둥하던 ‘샤이(shy·수줍은) 트럼프’가 쏟아져 나오면 민주당에 불리할 게 뻔하다. 새로 트럼프 지지층에 편입된 저학력 유색인종 청년이 종전과 달리 투표에 가세하면 투표율 득실이 역전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이에 양측 모두 누구를 찍을지 아직 고민하는 유권자의 마음을 바꾸기보다 지지자가 투표할 마음을 먹게 독려하는 데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전했다. 공화당 여론조사원 빌 매킨터프는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 정하지 않은 유권자보다 투표할지 말지를 정하지 않은 사람이 훨씬 많다”고 WSJ에 말했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