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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펜실베이니아 ②‘사일런트 해리스’ ③투표율이 미국 대선 승패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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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펜실베이니아 ②‘사일런트 해리스’ ③투표율이 미국 대선 승패 가른다

입력
2024.11.04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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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미국 대선 D-1] 승부 3대 변수
빼앗기면 치명타 승부처 초박빙 접전
‘젠더 대결’ 속 백인 여성 표심 변수로
부동층 포섭보다 지지층 결집에 총력

지난달 31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는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왼쪽 사진) 부통령과 1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유세 중인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라스베이거스·밀워키=AFP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는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왼쪽 사진) 부통령과 1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유세 중인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라스베이거스·밀워키=AFP 연합뉴스

11·5 미국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변수는 크게 세 가지다. 일단 ‘키스톤(keystone·핵심) 스테이트’ 펜실베이니아주(州)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경우 카멀라 해리스(민주당)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공화당) 전 대통령 둘 다 승산이 희박해진다. 여론조사 지지율로는 예측 불허의 접전이다.

젠더(성별) 대결 양상이 뚜렷한 이번 선거의 핵심 유권자는 백인 여성이다. 오랫동안 공화당 후보 편에 주로 서 온 이들의 변심 규모가 초유의 초박빙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 높은 투표율이 어느 편에 유리할지는 알 수 없지만 선거전 막판 부동층 포섭보다 지지층 결집이 승리 확률을 더 키운다는 것은 양측의 공통된 판단이다.

①경합주 중 경합주 펜실베이니아

펜실베이니아에 걸려 있는 선거인단 수는 19명이다. 7개 경합주 중 가장 많다. 현재 226명을 사실상 확보한 해리스는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등 ‘블루월’(파란 장벽·민주당 상징색이 파랑) 경합주 3곳만 수성하면(미시간 15명, 위스콘신 10명) 선거인단 과반(538명 중 270명)을 차지할 수 있다. 2일(현지시간) 기준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해리스는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트럼프에게 미세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선벨트’(일조량이 많은 남부)의 대형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각 선거인단 16명), 애리조나(11명), 네바다(6명)에서 해리스를 조금 더 앞서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만 가져오면 낙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결국 두 사람 모두 펜실베이니아를 잡아야 대선 승리의 키를 쥐게 된다. 전문기관들의 펜실베이니아 여론조사 분석 결과를 보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동률, 실버불레틴(0.3%포인트), 538(0.1%포인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0.4%포인트)는 트럼프가 오차범위 내 근소 우위라는 평가를 내놨다. 통계학적으로 의미가 없는 근소한 격차다.

일단 절반의 확률로 치명타를 입을 수 있는 게 현재 해리스다. 펜실베이니아를 빼앗기면 오차범위 내 차이지만 꾸준히 트럼프가 우세를 유지해 온 선벨트 4개 주 중 1, 2곳 이상은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입장에선 블루월 경합주 중 지지율 판세상 그나마 만만한 곳이 펜실베이니아다. 두 후보가 펜실베이니아에 사활을 거는 까닭이다.

②인종보다 젠더... '블루 우먼'이 좌우

2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시내의 한 광고판에 선거일(5일) 투표를 독려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 애틀랜타=EPA 연합뉴스

2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시내의 한 광고판에 선거일(5일) 투표를 독려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 애틀랜타=EPA 연합뉴스

이번 미국 대선에서 더 두드러지는 각축 구도는 인종보다 성별이라는 게 중론이다. 흑인·라틴계 남성이 트럼프 편으로 이동하면서 정치 진영 간 인종별 지지율 격차가 줄고 대신 성별에 따른 균열이 커졌다는 것이다.

NYT는 올 대선 승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유권자 집단으로 백인 여성을 꼽았다. 전체 유권자의 30%에 달하는 거대 그룹인 데다, 투표율도 높았기 때문이다. 2016년 대선 당시 같은 여성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45%)보다 트럼프(47%)에게 투표한 경우가 더 많았을 정도로 견고한 공화당 지지 기반이던 이들이 올해는 다른 선택을 하는 '블루 우먼' 변신 가능성이 있다.

배경은 노골적인 트럼프의 여성 비하다. 연방 차원의 임신중지(낙태)권을 보장해 온 ‘로 대 웨이드’ 판결(1973년)이 근 반세기 만인 2022년 폐기되도록 길을 터 준 이가 그였고, 가부장적이거나 여성 혐오를 드러내는 그의 행태에 거부감을 느끼는 여성이 갈수록 늘었다. 민주당 선거 전략가인 셀린다 레이크는 지난달 31일 NYT에 “올해 백인 여성 상당수가 남편 몰래 해리스에게 표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른바 ‘사일런트(silent·침묵하는) 해리스’다.

③"나와야 이긴다"... 핵심은 지지층 투표율

대선 때마다 투표율은 핵심 변수로 거론돼 왔고, 투표율이 높으면 투표에 소극적인 흑인·청년층을 지지 기반으로 삼는 민주당에 이득이라는 게 통설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유불리가 미지수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평소 정치에 별 관심이 없고 여론조사 응답에도 시큰둥하던 ‘샤이(shy·수줍은) 트럼프’가 쏟아져 나오면 민주당에 불리할 게 뻔하다. 새로 트럼프 지지층에 편입된 저학력 유색인종 청년이 종전과 달리 투표에 가세하면 투표율 득실이 역전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이에 양측 모두 누구를 찍을지 아직 고민하는 유권자의 마음을 바꾸기보다 지지자가 투표할 마음을 먹게 독려하는 데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전했다. 공화당 여론조사원 빌 매킨터프는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 정하지 않은 유권자보다 투표할지 말지를 정하지 않은 사람이 훨씬 많다”고 WSJ에 말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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