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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DJ는 전화위복, 朴은 정권 몰락... 대통령 사과 뭐가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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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DJ는 전화위복, 朴은 정권 몰락... 대통령 사과 뭐가 달랐나

입력
2024.11.05 17:00
수정
2024.11.0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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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10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사과하는 모습.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2년 2월 친형 이상득 국회 부의장 비위 의혹을 두고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10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사과하는 모습.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2년 2월 친형 이상득 국회 부의장 비위 의혹을 두고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대 대통령들의 기자회견은 국민이 궁금한 점을 소상히 설명하고 국정 동력을 회복하는 ‘다목적 카드’로 활용됐다. 대국민 사과를 통해 지지율 반등을 이뤄낸 경우도 상당히 많았다. 단 국민 예상을 웃도는 통렬한 사과, 강도 높은 국정 쇄신이 이뤄질 때에 사과는 빛을 발했다. 7일 기자회견에 나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새겨야 할 대목이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사과 전후 지지율.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사과 전후 지지율.


"모두 저의 탓" "억장 무너져" 사과 아끼지 않은 MB

대국민 소통을 통해 위기를 돌파한 사례로 이명박 전 대통령(MB)이 대표적이다. 이 전 대통령은 취임 1년 만인 2008년 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여론이 폭발하며 위기를 맞는다. 한국갤럽을 기준으로 취임 1년차 1분기 52%에 달하던 지지율은 1년차 2분기에 21%로 추락했다.

이 전 대통령은 한 달 후인 6월 대국민 담화에서 “국정 초기 부족한 점은 모두 저의 탓이다. 정부가 국민들께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사과했다. “심기일전해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 더욱 매진하겠다”며 국정기조 변화도 약속했다. 이 담화를 통해 이 전 대통령 지지율은 1년차 4분기 32%까지 반등한다.

이 전 대통령은 2009년 세종시 이전 철회, 2010년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2012년 친형인 고 이상득 국회부의장 비리 혐의 구속 등 정치적 위기 상황 때마다 사과를 아끼지 않았다. 이 부의장 구속 때는 “검찰 수사를 기다릴까 생각했지만, 먼저 국민께 솔직한 심정을 밝히는 게 최소한의 도리라고 판단해 이 자리에 섰다”며 “억장이 무너진다. 국민 여러분께 사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이 전 대통령 지지율은 집권 3년차 2분기에 49%까지 치솟는 저력을 발휘했다.

지난 2001년 12월 2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2년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01년 12월 2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2년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렬한 책임" "오직 국정에 전념" DJ

김대중 전 대통령(DJ)도 ‘자녀 문제’로 여러 차례 고개를 숙였다. 김 전 대통령은 2002년 아들 홍업·홍걸씨의 비위 의혹이 터지자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사과했다. 혐의가 구체화되면서 비서실장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를 대독했다. 두 아들이 모두 구속된 뒤에는 김 전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서서 “자식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책임을 통절하게 느낀다”고 사과했다.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할 때는 “남은 임기 동안 여야 협력 속에서 오직 국정에만 전념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집권 5년차 24~33%를 오가는 지지율로 정권을 마무리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관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오찬을 가진 가운데 관저에 도착한 박 전대통령을 마중하며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관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오찬을 가진 가운데 관저에 도착한 박 전대통령을 마중하며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박근혜 "마음 아프게 해드려 송구" 했지만...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달랐다.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대국민 사과를 했다. 2016년 3분기 32%에 달하던 지지율이 4분기 12%까지 폭락하는 등 민심 이반이 거셀 때였다.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동시에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에는 (최씨로부터) 일부 자료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도 있으나, 청와대 및 보좌 체제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지율은 회복되지 않았고, 박 전 대통령 지지율은 5년차 평균 5%를 기록하며 탄핵 절차로 접어들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해명이 충분치 않고, 쇄신 조치도 부족했던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무엇보다 ‘정책 실패’ ‘가족·측근 비위’가 아닌 ‘박 전 대통령 자신의 문제’가 드러난 점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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