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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 탓 아니었다...호수 주변 주민 9명의 루게릭병 집단 발병 미스터리

입력
2024.11.16 12: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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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클레이튼 페이지 알던 '내 안에 기후 괴물이 산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비판하는 기후운동단체 멸종저항 활동가가 염료를 뿌려 녹색으로 변한 대운하를 가로지르는 리알토 다리에 매달려 있다. 베네치아=AFP 연합뉴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비판하는 기후운동단체 멸종저항 활동가가 염료를 뿌려 녹색으로 변한 대운하를 가로지르는 리알토 다리에 매달려 있다. 베네치아=AFP 연합뉴스

근육이 약해지는 희소병인 루게릭병 집단 발병 사례가 미국에서 확인됐다. 뉴햄프셔주 서부의 한 호수 주변에 사는 9명이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것. 환자들은 친족 관계가 아니어서 유전을 집단 발병의 원인으로 보기 어려웠다. 원인을 찾다 이 호수에 녹조를 발생시킨 유해 남세균이 대대적으로 증식했다는 것이 파악됐다. 루게릭병 등을 유발하는 '베타 메틸아미노 알라닌'도 고농도로 검출됐다. 이상 고온 현상의 여파였다. 학자들은 호수 속의 이 독소가 공기 중에 에어로졸 형태로 9명의 환자에게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클레이튼 페이지 알던 지음·김재경 옮김·추수밭 발행·384쪽·2만2,000원

클레이튼 페이지 알던 지음·김재경 옮김·추수밭 발행·384쪽·2만2,000원

책 '내 안에 기후 괴물이 산다'는 기후 위기가 자연과 생태만 바꾸는 게 아니라 인간의 몸과 마음을 직접적으로 망가뜨린다고 경고한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설립한 기후 위기 비영리단체 '더 클라이밋 리얼리티 프로젝트' 연구 리더였던 미국 뇌과학자이자 클레이튼 페이지 알던이 8년 동안 기후 위기의 부작용을 연구해 책을 썼다. 책은 이상 고온 현상이 사람의 사고 능력을 떨어뜨리고 폭력성을 높인다고 주장한다. 15년 동안 뉴욕시 대학생 100만 명을 조사한 결과, 기온이 섭씨 4.5도 올라가면 대학생의 졸업 확률이 4.5% 떨어졌고, 기온이 2도 상승하면 폭력 범죄 발생률은 3% 이상 증가했다.

과도하게 산성화된 물에서 물고기는 포식자의 소리에 반응하지 않았다. 이산화탄소로 마비된 뇌가 청각 신호를 처리하지 못해서다. 저자는 대기 오염이 극심해진 지구에서 인간의 감각 저하를 우려한다. 아울러 이 위기를 극복할 해법으로 '기후 고통 공감'을 강조한다. 개별적 불안을 세계의 공유된 결의로 대처해야 한다는 취지다. 언뜻 원론적으로 들릴 수 있는 제언이지만, 기후 위기로 인한 타인의 고통에 사람들이 그만큼 무감각하다는 일갈이기도 하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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