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APEC서 한중 정상회담... 시진핑 "한반도 긴장 원치 않아"
윤 대통령, 시진핑에 내년 방한 요청... 시진핑도 방중 제안
"북한의 지속적인 ICBM 등 군사 도발, 그리고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은 한반도 역내 불안정을 이야기하는 행동으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윤석열 대통령)
"한반도의 긴장을 원하지 않는다. 오로지 당사자들이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를 희망한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년만에 열린 한중 정상회담은 비록 29분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안보, 경제, 사회, 문화 등 제반 분야에 대한 협력 논의가 이뤄진 자리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한 차례 만났지만, 당시엔 짧은 대화로 안부를 묻는데 그쳤다. 양국 정상이 이날은 정상회담을 갖고 제반 분야에 대한 협력을 논의한 건 양국 모두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한미, 미중 관계가 변화의 시점이 될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양 정상은 서로에게 방한과 방중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중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안보'였다. 양 정상은 '국가 간, 그리고 지역 간의 지정학적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안보 측면에서는 양국이 힘을 합쳐서 갈등을 완화하고 평화적인 해결을 도모하면서 역내 평화와 번영에 함께 기여하는 데 뜻을 모아 나가자'는 데에 뜻을 모았다.
다만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북러 군사 협력에 대해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역내 중요한 당사자로서 중국의 건설적이고 책임있는 역할을 윤 대통령이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이)정치적 해결이라고 한 것은 결국 대화를 통해서 평화적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뜻인데, 구체적으로 중국이 이것을 위해서 북한과 러시아에 대해서 어떤 행동을 어떻게 하겠다라는 말은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았다"며 "우리 앞에 함께 주어진 역내 문제이기 때문에 앞으로 중국과의 소통을 통해 중국과도 협력할 수 있는 대목이 무엇이 있는지 계속 살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자유시장, 자유무역, 법치, 국제주의에 기반한 경제협력을 이뤄나가자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 했다. 윤 대통령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 환경 속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잘 살펴 달라"고 시 주석에 당부했다. 양국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후속 협상을 가속화 하기로 합의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페루 현지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중 FTA 서비스 투자 협상을 가속화 해서 조기에 결실을 거둔다는 데 시 주석도 동의했고, 윤 대통령도 긍정적 진전을 보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내년 한중 FTA 발효 1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한중 FTA 서비스 투자 협상이라는 남겨진 과제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통해 한중 양국 발전을 도모하자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시 주석이 이날 '자유 시장' '개방된 시장' '국제주의'라는 단어를 여러차례 강조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중 관계에 있어서 서로 의도적으로 불편할 수 있을 만한 그런 행동과 생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많이 드러냈다"며 "또 표정이나 분위기도 매장 우호적이었기 때문에 앞으로 한중 경제협력에 있어서는 서로가 웬만하면 '윈윈'이 되도록 협력의 방향을 같이 찾자는 그런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정상회담에선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등 국제 정세의 전환점을 맞아 한중 관계가 양국 모두의 이익이 돼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양국이 맞이하고 있는 안보적, 경제적 우려 사항이 있는데 그 가운데는 한미 간의 현안이면서 또 한중 간의 현안인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양국이 오늘 공감대를 이룬 것은 한중 관계와 한미 관계가 무조건 갈등과 충돌의 그런 방정식으로 얘기할 게 아니라 한미 간의 기술 보호라든지 반도체 협력이라든 어떤 협력이 있을 때, 그것이 한국의 기업에 이익이 되고 또 우리의 입장에서 한중 관계에도 함께 도움이 되면 좋다"며 "그렇기 때문에 그런 접점을 찾아가도록 한중간 소통 그리고 한미 소통을 긴밀하게 해 가겠다는 게 우리의 의사이고, 여기에 대해 중국도 충분히 이해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서로 방한과 방중을 제안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시 주석이 윤 대통령에 방중을 먼저 초청했고, 우리 대통령도 시 주석의 방한을 초청했다"며 "두 정상 모두 초청에 감사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2026년 APEC이 한국 경주에서 개최되는 만큼, 시 주석은 윤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내년 APEC개최에 맞춰 방한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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