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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사법리스크 후벼 파는 與... "반사이익에 기대어 쇄신 버리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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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사법리스크 후벼 파는 與... "반사이익에 기대어 쇄신 버리면 안 돼"

입력
2024.11.17 20:00
수정
2024.11.17 21:5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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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비용 먹튀방지법' '이재명 관련 의문사 진상규명위' 추진
법무부 장관 시절 '저격수' 본능 되찾은 한동훈
"반사이익에 기대선 안 돼" 자정 목소리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경호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경호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유죄 판결 이후 사법리스크가 고조되자 약점을 후벼 파고 있다. 4·10총선 참패 이후 지속된 수세 국면에서 벗어날 기회를 잡았다. 다만 반사이익에 기대는 방식으로는 민심을 얻을 수 없다며 여권 쇄신을 촉구하는 경고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재명 겨냥 '선거비용 먹튀방지법' '이재명 관련 의문사 진상규명위' 추진

이 대표가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재판에서 예상 밖의 중형(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자 국민의힘은 효과 극대화에 나섰다. 조은희 의원은 당선 무효형에도 선거자금을 반환하지 않을 경우 정당에 지급되는 경상보조금에서 차감하는 내용의 ‘먹튀 방지 2법’을 발의했다. 이 대표의 징역형이 최종심까지 유지되면 민주당은 지난 대선 당시 국가가 보전한 선거비용 434억 원을 반납해야 한다. 이에 민주당의 우회로를 차단하려는 것이다.

강승규 의원은 ‘이재명 대표직 즉각사퇴 촉구 위원회’, ‘이재명 관련자 의문사 진상규명 위원회’ 구성을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 제안했다. 박수영 의원은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 등 이 대표 주변 사망자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특검 추진으로 가세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등 정권 규탄을 '판사 겁박'으로 규정하며 맞섰다.

정치권에선 “장기간 수세에 몰렸던 여권이 국면 전환을 꾀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대표 일극체제를 흔들어 야권 균열을 유도하려는 노림수도 깔려 있다.

지난해 9월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직후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본회의장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직후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본회의장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 시절 '저격수' 본능 되찾은 한동훈

한 대표는 메시지가 180도 달라졌다. 당대표 취임 이후 쇄신에 주력해왔지만, 이 대표 선고를 계기로 법무부 장관 시절 '민주당 저격수 본능'이 살아났다.

한 대표는 25일 선고 예정인 이 대표 위증교사 사건에 대해 “민주당이 그때 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대로라면 검찰이 위증교사 수사를 할 수 없었다”며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은 (법무부의) ‘검수원복 시행령’ 때문에 수사가 가능했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귀)은 2022년 민주당의 조치에 맞서 한 장관이 법무부 시행령을 통해 검찰 수사권을 되살린 조치다.

한 대표는 위증교사 사건에서 재판부가 이 대표를 법정구속하더라도 국회 체포동의안 의결 절차가 필요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는데, 당시 동의안에 위증교사 사건이 포함된 만큼 그 효력이 아직 살아있다는 논리다. 다만 당시 이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됐고, 그 사이 22대 국회로 바뀐 터라 이런 주장이 타당한지는 따져봐야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 직후 침통한 표정으로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 직후 침통한 표정으로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반사이익에 기대선 안 돼" 자정 목소리도

이 대표가 궁지에 몰린다고 해서 반대로 국민의힘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아니다. 이에 여당이 지나치게 반사이익에 기대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터져 나왔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17일 통화에서 "이 대표 선고를 계기로 여권 내 구심력이 커지며 쇄신 목소리가 잦아들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러면 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회복도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대표는 본보에 “이 대표 유죄의 반사이익만으로 우리가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반사이익에 기대거나 오버하지 않고 민심에 맞게 변화하고 쇄신하고 민심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도 “이 대표의 징역형 선고는 우리가 자력으로 쟁취한 성과가 아니기 때문에 이럴 때일수록 겸손해야 한다”면서 "이재명 의문사 특위를 만들자는 등의 당내 움직임은 과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통화에서 "이 대표에게 중형이 선고되며 중도층을 비롯한 국민들 사이에서 '그런데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저지른 일에 대해서는 왜 수사조차 제대로 되지 않느냐'는 형평성을 둘러싼 의문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부터가 정부·여당에 진짜 위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의 형이 확정돼 차기 대선에 나오지 못하는 것이 국민의힘에 꼭 유리하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정치공학적으로만 보면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를 안고 대선에 출마하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하다”면서 “이 대표의 대선 출마가 불발되면 여당 역시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김도형 기자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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