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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부부의 휴대폰 교체가 쇄신?

입력
2024.11.2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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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최근 기존의 개인 휴대폰 사용을 중단하고 새 번호로 개통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소통 시스템의 변화 차원에서 이해해 달라"고 했다. 최근 김건희 여사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공천 개입 의혹 등이 불거진 것과 무관치 않은 조치다. 더불어민주당은 명씨와의 통화 내역이 담긴 기존 휴대폰을 폐기할 경우 증거인멸에 해당한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취임 이후에도 검사 시절 쓰던 휴대폰을 계속 사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들었지만 문자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접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해명했다. 격려뿐만 아니라 정제되지 않은 질책이 포함된 문자를 일종의 '여론 지표'로 여기고 있었다는 취지였다. 다만 김 여사가 개인 휴대폰을 통해 사적 연락을 계속하면서 국정 개입 의혹이 불거진 만큼 "국민이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기존 휴대폰 교체를 시사했다.

□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지난 25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지금 확인해 보니 대통령이 텔레그램에서 없어졌다"며 "변화하려는 노력 중의 하나"라고 평가했다. 기존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명씨와 같은 브로커의 접근을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윤 대통령 부부가 마음만 먹으면 새 휴대폰으로 사적 연락을 계속 주고받을 수 있다. 윤 대통령 부부가 개인 휴대폰을 교체했다고 해서 '변화의 노력', '소통 시스템의 변화'라는 여권의 평가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다.

□ 변화를 거부하는 윤 대통령을 어떻게든 변화와 연관짓는 여권의 노력도 남사스럽다. 여론의 반대가 강했던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윤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을 앞세워 강행했다. 현재 외딴섬이 된 대통령실의 현실은 지난 2년 반 동안 윤 대통령의 불통을 상징한다. 지난 7일 기자회견도 마찬가지다. 민심은 국정 기조를 바꾸라고 하는데, 윤 대통령은 마치 쇄신인 양 개인 휴대폰을 바꿨다고 응답한 꼴이니 말이다.

김회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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