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방송 앵커 출신 '33세 내털리 하프'
정보 바로 인쇄해 전달... '인간 프린터'로
"트럼프 듣기 좋은 말만 전한다" 우려도
오랜 참모 엡스타인, 매관매직 의혹 제기
"보좌진에게 언제나 충성을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내털리 하프만큼 그를 만족시킨 사람은 없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문고리 참모'로 알려진 내털리 하프(33)를 이렇게 표현했다. 극우 성향 방송의 앵커 출신으로 트럼프 입맛에 딱 맞는 정보만 쏙쏙 골라 제공해 온 하프는 내년 백악관에서도 '대통령의 눈과 귀'를 장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워싱턴 정가와 미 언론은 트럼프의 핵심 문고리 권력이 향후 일으킬 수 있는 '측근 리스크' 파장을 벌써부터 예의주시하고 있다.
'극우 방송 앵커' 출신 하프, 백악관 입성할 듯
NYT는 하프가 내년 1월부터 트럼프 집권 2기 백악관에서 강력한 '문고리 실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프가 맡을 직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단은 지금처럼 트럼프에게 각종 정보를 직접 전달하는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신임 비서관 윌 샤프가 대통령 집무실을 오가는 각종 서류를 관리하겠지만, 하프가 (백악관에) 있는 한 대통령 책상에는 별도의 정보 흐름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걸 측근들은 안다"고 전했다.
하프는 2022년 트럼프 캠프에 합류했다. 온라인에 뜬 각종 기사들을 추려 트럼프에게 전달하거나, '트럼프 정치'를 대표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 작성 등을 도왔다. 그 전까지는 극우 성향 방송 '원 아메리카 뉴스 네트워크' 앵커로 일했다. 트럼프 1기 집권 때인 2018년 보수 성향 매체 폭스뉴스 출연을 계기로 트럼프의 눈에 들었다. 하프는 당시 자신이 뼈암 환자였는데, 그해 5월 트럼프가 임상 시험을 폭넓게 허용한 법안(Right to Try Act)에 서명한 덕에 목숨을 건졌다고 주장했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트럼프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휴대용 프린터와 충전용 배터리를 들고 트럼프를 따라다니며 각종 정보가 적힌 인쇄물을 출력, 필요할 때 즉시 제공한다고 해 '인간 프린터(human printer)'라는 별칭도 얻었다. 트럼프가 스마트폰보다 종이 서류 읽는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최측근 엡스타인, 내각 후보들에 돈 요구"
하지만 이런 하프를 경계하는 시각도 만만찮다. 트럼프가 듣고 싶어 하는 말만 전할 뿐 아니라,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까지 전달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하프는 극우 세력이 애용하는 음모론 유포 사이트 '게이트웨이 펀디트'를 정보 소스로 자주 활용한다고 한다.
트럼프의 '측근 리스크' 정황은 이미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의 오랜 참모 보리스 엡스타인이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 요직 인선에 관여하면서 일부 내각 입성 희망자들을 상대로 금전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25일 제기된 것이다. 변호사 출신 엡스타인은 2016년 대선 때부터 트럼프를 보좌한 최측근 참모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엡스타인의 비위 사실은 트럼프 당선자 법무팀의 내부 조사로 드러났다. 각료 지명 가능성이 있는 인사들에게 '지명을 돕겠다'며 매달 컨설팅 자문료 명목의 금전을 요구했다는 게 핵심이다. 최근 차기 재무장관에 지명된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그룹 창업자에게도 엡스타인은 '월 3만 달러'를 달라고 했는데, 베센트는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엡스타인은 자신의 비위 의혹이 담긴 조사 결과를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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