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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쿠데타 19번 겪은 태국, '쿠데타 방지법' 만들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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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쿠데타 19번 겪은 태국, '쿠데타 방지법' 만들기는 하지만...

입력
2024.12.09 16:07
수정
2024.12.0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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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권한·능력 축소해 쿠데타 사전에 막아
불안감 높은 국민… 77% “법 효과 없을 듯”

태국 육군참모총장이던 쁘라윳 짠오차(왼쪽 세 번째) 태국 전 총리가 2014년 5월 22일 방송을 통해 쿠데타의 당위성을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방콕포스트 캡처

태국 육군참모총장이던 쁘라윳 짠오차(왼쪽 세 번째) 태국 전 총리가 2014년 5월 22일 방송을 통해 쿠데타의 당위성을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방콕포스트 캡처

태국 집권 여당이 ‘쿠데타 방지법’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군부 주도 쿠데타가 19차례나 발생해 정권이 수차례 뒤집히고, 독재가 수십 년간 이어진 과거가 반복되지 않도록 법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9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태국 집권 여당 푸어타이당은 군부 권한과 능력을 축소하는 내용이 담긴 국방부행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국방위원장을 기존 국방부 장관 대신 총리가 맡도록 했다. 쿠데타로 권력 장악을 시도했거나 모의한 군 간부를 즉시 직무 정지할 수 있는 권한도 총리가 갖는다. 내각이 구성한 인사위원회에 장성 임명과 감독 권한도 부여된다.

군을 동원해 행정권을 통제하거나 정부 기관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지휘관은 개인적으로 이익을 보는 사업이나 활동에 병력을 사용할 수 없도록 명시했다. 장교에게는 상관의 불법 명령에 따르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했다. 쿠데타 참여 거부권을 확인한 것이다.

2019년 5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군부 쿠데타 5주기 집회에서 친민주주의 시위자들이 군부 정권 최고기구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와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를 비난하는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방콕=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9년 5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군부 쿠데타 5주기 집회에서 친민주주의 시위자들이 군부 정권 최고기구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와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를 비난하는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방콕=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장성 진급 기준도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자, 불법 약물·인신매매·환경 파괴 등에 연루된 자 등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강화된다. △징계 조사나 형사 기소를 받고 있지 않아야 하고 △국방부 산하 기관과 계약 당사자가 아니어야 하며 △국방부와 관련된 사업을 해서도 안 된다.

태국에서는 1932년 입헌군주제 수립 이래 쿠데타가 19차례 발생해 12번 성공했다. 2000년대 들어서도 두 차례나 발생했다. 가장 최근에는 2014년 5월 쁘라윳 짠오차 당시 육군참모총장이 쿠데타로 정권을 잡아 총리직에 올랐다. 당시 그는 계엄령을 선포한 뒤 TV와 라디오 방송국을 점거하고 수도 방콕의 주요 도로를 봉쇄했다. 이후 지난해 총선 패배로 물러날 때까지 9년이나 집권했다.

다만 태국 국민들은 이미 쿠데타 방지법에 회의적인 모습이었다. 지난 4월 태국 국립개발행정연구원(NIDA)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8명(82.2%)이 쿠데타가 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쿠데타 방지법이 쿠데타를 막을 수 있다고 보는가’란 질문에는 부정 응답이 77.5%에 달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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