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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거대 야당 패악 알리려 계엄"... 탄핵 앞두고 억지 부린 궤변 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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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거대 야당 패악 알리려 계엄"... 탄핵 앞두고 억지 부린 궤변 담화

입력
2024.12.1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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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선포권 행사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행위"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 극우 보수 집결
당황한 국민의힘, 한동훈 지시로 윤리위 열어 제명·출당 논의

12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담화 관련 뉴스를 TV로 보고 있다. 류기찬 인턴기자

12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담화 관련 뉴스를 TV로 보고 있다. 류기찬 인턴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탄핵안 표결을 이틀 앞둔 12일 담화를 통해 온갖 궤변을 늘어놓았다. 반성은 없고 억지 주장만 넘쳤다. 극우 진영의 음모론에 사로잡혀 야당을 공박하고 자기 변명에 급급했다. 12·3 불법계엄 이후 참담한 국민은 안중에도 없었다. 탄핵이 왜 필요한지 이유가 더 분명해졌다.

대통령실이 녹화영상으로 공개한 약 7,000자 분량의 윤 대통령 담화는 불법계엄을 정당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야당을 겨냥, 헌법에 보장된 정당 활동을 ‘간첩행위’ ‘반국가행위’로 낙인찍었다. 윤 대통령은 계엄 사태와 관련 “비상계엄 선포권 행사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행위”라며 “탄핵을 하든 수사를 하든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국민들에게 거대 야당의 반국가적 패악을 알려 이를 멈추도록 경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계엄 선포 당시 ‘국회의원 체포’ ‘구금·감금 계획’ ‘강압적 국무회의’ 등 속속 드러나고 있는 정황과 증언, 증거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명이 없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탄핵'으로 맞받았다. 그는 "윤 대통령이 임기 등의 문제를 당에 일임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어겼다"며 "대통령이 조기 퇴진 의사가 없는 이상, 탄핵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못 박았다. 한 대표가 탄핵이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꺼낸 건 처음이다. 이미 여당 의원 최소 7명이 탄핵 찬성 의사를 밝혀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이탈표(8명)를 넘길 참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이후 현재까지 178회에 달하는 대통령 퇴진, 탄핵 집회가 열렸다”며 "대선 결과를 승복하지 않은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비롯해 27회의 특검법 발의를 “정치선동 공세”라면서 “이것이 국정마비이고 국가 위기상황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총선 참패와 국정 실패의 책임을 떠넘겼다.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 대표의 유죄 선고가 임박하자 대통령 탄핵을 통해 이를 회피하고 조기 대선을 치르려는 것”이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눴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분명하지만, 압도적 탄핵 여론은 윤 대통령이 자초한 것이다. 불법 비상계엄 선포 이전까지 탄핵은 그저 민주당의 구호였다.

극단적 유튜버들이 제기하는 부정선거 의혹에 휘둘리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최근 북한 해킹 공격 당시 중앙선관위가 시스템 점검을 거부했다며 “전산시스템이 이렇게 엉터리인데 어떻게 국민들이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느냐” “자신들이 직접 데이터를 조작한 일이 없다는 변명만 되풀이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부정선거의 근거는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 '확증편향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선관위는 입장문을 통해 “부정선거 주장은 사법기관의 판결을 통해 모두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규탄했다. 심지어 "대통령의 자기부정"이라며 혹평을 퍼부었다.

윤 대통령은 국회에 무장 계엄군이 난입한 것에 대해 "계엄 선포 방송을 본 국회 관계자와 시민들이 대거 몰릴 것에 대비해 질서 유지를 하기 위한 것이지, 국회를 해산시키거나 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이 아님은 자명하다"고 억지를 부렸다. 계엄 선포 직후 직접 전화를 걸어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고 지시했다는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 다수의 증언과 배치된다. 윤 대통령은 “도대체 2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것이 있는가"라며 "질서 유지를 위해 소수의 병력을 잠시 투입한 것이 폭동이란 말인가"라고도 했다. 내란 혐의로 진행 중인 수사와 향후 탄핵 심판에 대비한 방어 논리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반면 사과나 국민 통합 메시지는 전무했다. 오히려 극렬 지지층에 결집을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피와 땀으로 지켜온 대한민국,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에 모두 하나가 돼주시길 간곡한 마음으로 호소한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런 담화가 나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제명·출당을 논의할 당 윤리위원회를 소집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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