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이 드론 유인한 뒤 2명이 사격
포병 사격 피하는 방법도 적혀 있어
'한글 편지' 쓴 병사 수첩에서 발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됐다가 사망한 북한군 병사의 수첩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에 대처하는 이들의 전술이 나왔다. 한 명은 사실상 목숨을 내건 '생미끼'가 되고, 다른 2명이 드론을 사격하는 방식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드론 공격에 '죽기 살기'로 어떻게든 대응하려 한 셈이다.
우크라니아군 특수작전사령부(SOF)는 26일(현지시간)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이 적힌 북한군 전사자 수첩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을 발견하면 3인조를 구성하는 게 1단계다. 이어 1명은 드론을 유인하고, 나머지 2명이 드론을 사격해 제거하는 게 골자다. 수첩에는 "유인하는 사람은 7m, 사격하는 사람은 10~12m 거리에 위치한다" "유인하는 사람이 가만히 서 있으면 드론이 멈추니 이때 사격자가 드론을 제거한다"고 써 있다. SOF는 "북한군의 전술인지, 러시아군이 알려준 방법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살아있는 미끼를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첩에는 포병 사격으로부터 빠져나오는 방법도 담겨 있다. 수첩의 주인은 "사격 구역에 들어갔을 경우 다음에 만날 지점을 정한 뒤 소그룹으로 나눠 벗어나야 한다"고 메모했다. 포병은 동일 지점을 계속 사격하지 않으므로, 이전에 피격된 지점에 숨으면 그 이후 사격 구역을 벗어날 수 있다고도 적었다.
이에 대해 SOF는 "24일 공개한 정경홍 병사의 수첩에서 추가 해석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정 병사의 수첩에는 "그리운 조선, 정다운 아버지 어머니의 품을 떠나 여기 로씨야 땅"으로 시작하는 한글 편지 문구도 적혀 있었다.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파병된 북한군은 탁 트인 지형과 드론 공격으로 큰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 엑스(X)를 통해 "쿠르스크에서 죽거나 다친 북한군이 3,000명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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