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착륙 시도 후 선회 재착륙 시도
통상 착지점 지나쳐 1.2㎞ 지점 착륙
무안국제공항에 추락한 제주항공 여객기가 통상적 착지 지점보다 멀리 착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활주로 앞쪽 착지점(터치다운존)이 아니라 시작점부터 3분의 1 지점에 동체 착륙해 안전하게 정지할 거리를 확보하지 못하고 공항 시설에 충돌한 것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30일 오전 브리핑(설명회)에서 전날 무안국제공항에 추락한 제주항공 2216편이 터치다운존을 지나쳐 착지했다고 밝혔다. 사고기는 전체 활주로 2,800m 중 3분의 1 지점에 착지해 1,600m 정도를 동체로 미끄러졌고 끝내 활주로를 벗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기는 1차로 로컬라이저(착륙 유도 안전시설)에 충돌한 후, 2차로 외벽에 부딪혀 정지했고 화재가 발생했다.
시간대별로 살펴보면 사고기는 ①오전 8시 54분 무안공항으로부터 활주로 1번 방향으로 착륙 허가를 받았고 활주로에 접근했다. ②3분 뒤에는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충돌을 주의하라는 조언(조류활동주의조언)을 받았다. ③8시 59분에는 조종사가 “조류 충돌!”이라고 비상을 선언하고 복행하겠다고 관제탑에 통보했다. ④9시에 사고기는 활주로에 진입하다 중간에서 좌측으로 기수를 틀어 활주로 위를 벗어났다. ⑤사고기는 오른쪽으로 선회해 다시 착륙을 시도했고 9시 1분에 착륙허가를 다시 받았다. 앞서 착륙에 실패해 벗어난 활주로를 반대 방향(활주로 19번 방향)에서 재진입한 것이다. ⑥9시 2분 활주로 3분의 1 지점에 동체로 착지했고 1분 뒤 공항 시설에 충돌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사고기가 통상적 터치다운존보다 멀리 가서 착지해 정지할 만한 거리가 확보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정황상 그렇게 추정한다”고 답변했다. 두 번째 착륙 시도 당시 비행기 고도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사고기 착륙 시 활주로에 거품을 분사하는 등 사전 안전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종사의 비상 선언 후 착륙까지 시간이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랜딩기어(착륙 장치)가 고장났을 때 외부에서 기체를 잡아주는 보조장치는 군 공항에만 있고 여객기에 적용하기는 힘들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동체 착륙할 때 기체가 잘 미끄러지게끔 거품을 뿌리는 규정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없다”며 “거품을 뿌리면 오히려 항공기가 더 많이 쓸려 나간다는 문제, 환경 문제가 있어 규정이 삭제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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