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체포·수색영장 발부 사흘째
'집행 가능성' 소식에 지지자들 긴장
진보 측에선 "즉각 체포" 상황 주시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첫날 "끝까지 싸우겠다"는 편지를 썼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저 앞 지지자들이 더욱 결집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체포·수색영장이 발부된 지 사흘째인 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주변엔 윤 대통령을 응원하기 위한 발걸음이 이른 아침부터 이어졌다. 전날 저녁 대통령이 관저 인근 보수단체 집회 현장에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이렇게 많이 나와 수고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내용의 A4 한 쪽 분량 편지를 전한 것에 대해 지지자들은 잔뜩 고무된 모습이었다. 조모(64)씨는 "편지 내용을 유튜브에서 봤는데 간절함이 묻어났다"며 "오전에 일이 손에 안 잡혀 뛰쳐나왔다. 윤 대통령이 잡혀가면 어쩌냐"고 발을 동동 굴렀다. 윤 대통령은 편지에서 "나라 안팎의 주권 침탈 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며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무홍(61)씨는 "대통령 하나를 오소리 잡듯이 몬다"며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99세 아버지 아침만 차려드리고 바로 나왔다"고 소리 높였다.
반면 진보 성향 유튜버 등은 "오늘 체포한답니다!" "빨리 체포해가라"고 외쳤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르면 이날 영장을 집행할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윤 대통령 지지자 70여 명과 진보 성향 유튜버 10여 명이 서로 거친 욕설을 주고받았고 일부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통령 체포를 요구하는 중년 여성 2명이 대통령 지지 성향 장년 남성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112에 신고하자 해당 남성도 맞신고를 하는 등 갈등이 계속됐다.
민주노총 등 1,500개 시민단체가 속한 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2시 관저 정문 입구 바로 옆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보수단체도 정오부터 밤 9시까지 체포영장 규탄 집회를 이어가며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저녁 7시부터는 진보단체 촛불행동의 대규모 집회도 열린다.
양측 충돌을 막기 위한 경찰의 경비 태세도 삼엄해지고 있다. 바리케이드(질서유지선)로 마찰 방지를 위한 완충 공간을 만든 뒤 경찰관이 직접 가운데에 서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관저 정문 입구 부근 도로변에 접근하려는 차량의 운전자도 하나하나 확인 중이다. 다만 현재까지 집회 질서유지 목적 외에 체포영장 집행에 대비한 추가 기동대 인력 배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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