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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늑약 120년,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며…

입력
2025.01.04 04: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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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교육청에 마련된 항공참사 희생자 고교생 2명의 빈소. 황정아 의원 제공

세종시 교육청에 마련된 항공참사 희생자 고교생 2명의 빈소. 황정아 의원 제공

다사다난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2024년이 저물고, 푸른 뱀의 해인 2025년이 되었다. 그러나 희망과 기쁨으로 가득해야 할 새해의 시작이 비통함으로 무겁게 가라앉았다.

지난해 12월 3일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 선포는 온 나라를 충격에 빠트렸다. 12월 14일 대통령 윤석열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다. 탄핵안의 심의, 의결은 헌법재판소의 몫이다. 그리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었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국회에서 의결한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의 임명을 거부하면서 어처구니없게도 여야 합의를 요구했다. 이미 국회를 통과한 후보들을 다시 합의해오라는 것은 궤변이었다. 12월 27일, 한 권한대행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다. 그리고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었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12월의 마지막 주말을 맞이하던 참이었다.

2024년 마지막 일요일인 12월 29일, 마침 대변인 당번 날이라 국회에 일찌감치 나와 있었다. 그리고 그날의 논평을 작성해서 브리핑 준비를 하던 참에 속보가 들어왔다. 181명이 타고 있던 국내 항공기가 무안 공항에서 착륙 중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사망자 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증가하고 있었다. 단 한 사람이라도 구조 인원이 늘어나길 간절히 바라면서 비상대책회의를 하고, 당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대응을 신속하게 결정했다.

12월 29일 이후 혼란과 불안 속에서 전쟁 같은 시간을 살아내고 계신 유족들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 고인이 되신 피해자들의 사연들 모두 너무 비통하고 안타까운 우리 이웃의 이야기라서 차마 입을 떼어 위로의 말을 하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참사를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항공참사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현장에서 여러 의원들이 지자체, 정부, 유족들의 소통과 지원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정치가 해야 할 제1책무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다. 피해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할 모든 일을 해나갈 것이다.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국민께서 빛의 혁명으로 보여주신 샛별 같은 희망을 받들어, 대한민국을 국민의 나라로 되돌리겠다. 주술과 불법이 지배하는 괴기한 정권을 반드시 저지하고, 과학기술로 빛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겠다.

올해는 을사늑약 120년, 광복 80년이 되는 해다. 지난 을사년, 우리는 을사늑약으로 나라를 빼앗겼지만 이번에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되찾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국민의힘은 내란수괴 혐의를 받는 대통령을 방탄하기 위해 온갖 술수를 부리고, 윤 대통령 동조 세력들은 탄핵을 지연시키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급기야 최상목 권한대행은 민생경제 파탄과 항공참사로 국민이 도탄에 빠진 대한민국에서, 국정안정을 위해 내란을 종식시키기는커녕 내란수괴 혐의자를 지키겠다고 나섰다. 신속한 수사와 처벌을 위한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을 거부하고, 여야 합의된 헌법재판관도 3명 중 2명만 선별적으로 임명하는 위헌적 폭거를 저질렀다.

역사를 통틀어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었다. 끝나지 않은 12·3 내란을 국민과 함께 반드시 종식시키겠다. 국민과 함께 심판할 것이다.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망동과 내란을 찬동하는 자가 다시는 발생할 수 없도록 발본색원하겠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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