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상]
루이 알튀세르 '자본을 읽자' 한국어 완역 출간
"우리 모두는 '자본'을 읽었고(…) 근 한 세기에 이르는 시간 동안 우리는 '자본'을 매일 읽을 수 있었으며(…) 그러나 언젠가는(…) 텍스트 그 자체를, 네 권을 모두 남김없이, 한 줄 한 줄 읽도록 하자."
프랑스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루이 알튀세르(1918~1990)는 1965년 출간한 책 '자본을 읽자' 서장에 이렇게 적었다. 1867년 독일어로 출간된 카를 마르크스(1818~1883)의 '자본'이 알튀세르가 생존한 당대는 물론 향후 시대 변화 속에서도 유용한 성찰의 길라잡이가 되리라는 예견일 것이다.
출간 이후부터 마르크스주의 연구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쳐 온 '자본을 읽자'가 초판 발행 60년 만에 한국어로 완역돼 나왔다. 같은 해 출간된 '마르크스를 위하여'와 더불어 초기 알튀세르 사상을 대표하는 저작이다. 책은 그가 파리 고등사범학교에서 제자들과 함께 연 '자본' 연구 세미나의 결과물이다. 이제는 저명한 학자가 된 제자 에티엔 발리바르, 로제 에스타블레, 피에르 마슈레, 자크 랑시에르가 공저자로 참여했다. 책은 30여 년 전 '자본론을 읽는다'라는 제목으로 한국에도 소개된 적이 있지만 알튀세르와 발리바르의 글만 수록한 축약본인 1968년 판본의 영역본을 중역한 것이었다.
알튀세르는 마르크스주의 철학을 재구성하고자 시도했다. '자본'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읽기가 아닌 '철학적' 읽기를 꾀했다. 마르크스의 작업을 역사적 문서로만 바라보지 않고 철학적 분석 대상으로 삼아 사회 구조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려는 시도였다. 위기의 시대를 맞아 사회적 불평등과 경제적 구조 문제를 풀어낼 중요한 이론적 틀로서 마르크스주의 담론이 꾸준히 재조명되고 있다. '자본을 읽자'는 관련 논의 확장에 유용한 이정표가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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