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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이 앞장서는 '에너지 기본소득'...저출생·지역소멸·균형발전 해법 되나

입력
2025.02.26 04: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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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5일 국회서 '에너지 기본소득' 포럼
전남 22개 단체장 공동 결의문 발표
에너지 '국가 고속도로' 정부 계획 반영 촉구

전남 신안군 자은도의 해상풍력발전단지. 전남도 제공

전남 신안군 자은도의 해상풍력발전단지. 전남도 제공

햇빛과 바람 등에서 얻는 재생에너지 활용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전 인류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데, 자연 조건을 보면 가장 유리한 지역으로는 전남이 꼽힌다.

전남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2023년 말 기준)은 5.99기가와트(GW)에 이른다. 전국 설비용량의 약 20%를 전남이 보유했다. 신안 해역에 건설 중인 해상풍력 집적화단지(3.2GW)를 비롯해 발전수익을 지역 주민과 공유하는 12개 태양광발전단지(신안 8·해남1·영광1·고흥2) 등을 갖춰 '에너지의 수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 재생에너지 발전 목표인 180테라와트시(TWh)가운데 37%를 책임질 정도로 풍부한 발전량을 자랑한다. 전남도가 재생에너지 발전 수익을 전체 도민과 나누는 '에너지 기본소득'을 추진하는 이유다.

전남도는 전국 1위 발전설비를 토대로 재생에너지를 운반하는 인공지능(AI) 전력망을 확충, 계통포화 문제도 해소한다는 복안이다. 전남에서 생산된 전력의 50%는 수도권으로, 나머지 50%는 지역에서 사용해 수도권과 지방이 윈윈하는 '에너지 고속도로'를 국가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한 전 세계적인 RE100(재생에너지 100% 활용) 목표 이행에 대응하고,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RE100 기업 유치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전남 신안군 자은도 해상에 풍력발전시설이 설치되고 있다. 전남도 제공

전남 신안군 자은도 해상에 풍력발전시설이 설치되고 있다. 전남도 제공

전남은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 AI용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전력 다소비 기업과 첨단산업 분야 핵심 기업들을 유치한다는 전략도 마련했다.

지난 19일 '해상풍력발전 보급촉진 특별법'과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통과해 전남도의 계획 실현에는 파란불이 켜졌다. 해당 법들이 제정되면 전남도가 추진 중인 에너지산업 3대 브랜드 시책인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유치 △에너지 기본소득 실현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도는 에너지 기본소득을 통해 저출생,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꾀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농경지에 설치하는 영농형 태양광 발전 예시. 전남도 제공

농경지에 설치하는 영농형 태양광 발전 예시. 전남도 제공

전남에서도 가장 앞서가는 신안군은 태양광 발전 수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햇빛연금'을 최초로 도입해 지역 소멸 위기를 헤쳐 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햇빛연금 누적 지급액은 220억 원을 넘었다. 매년 급속히 줄어들었던 인구가 지난해에는 2022년 대비 315명이 늘며 '에너지 이익공유' 효과를 입증했다.

전남도의 에너지 기본소득도 신안군 성공 모델처럼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을 통해 거둔 이익을 도민과 공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남도는 2030년까지 발전허가를 받은 21.8GW를 기반으로 '에너지 기본소득 1조 원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전남의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해외 투자유치에도 나섰다.

또한 전남도는 다음 달 5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에너지 기본소득' 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기본소득의 징검다리로서, 저출생·지역소멸·균형발전의 위기 해법은 에너지 기본소득! 전남에서 시작합니다!'이다. 기본소득이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핵심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할 예정이다.

전남 해남군 구성지구 솔라시도에 준공된 국내 최대 규모 태양광발전소는 2만7,000여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연간 약 129GWh의 전력을 생산한다. 발전소 단지 중앙에는 대형 원형정원 ‘썬가든’도 조성됐다. 전남도 제공

전남 해남군 구성지구 솔라시도에 준공된 국내 최대 규모 태양광발전소는 2만7,000여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연간 약 129GWh의 전력을 생산한다. 발전소 단지 중앙에는 대형 원형정원 ‘썬가든’도 조성됐다. 전남도 제공

특히 전남도와 22개 시군 단체장들은 햇빛·바람연금을 통한 지속 가능한 사회와 균형발전을 선언하는 '에너지 기본소득 실현 공동결의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은 재생에너지산업을 육성해 전남이 에너지 분권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국회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는 의지를 표할 계획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재생에너지가 풍부해야 전력 다소비기업인 첨단 글로벌 기업을 전남에 유치할 수 있고, 이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입, 지역 균형발전을 촉진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남이 앞장서 에너지 기본소득을 실현해 인구 절벽과 지역 소멸을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안=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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