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젊은 대장암 발병률 1위
과체중·저체중 모두 발병률 높여
50대부턴 내시경 정기 검진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대장암은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이 발생(2022년 기준)하는 암이다. 남성은 50~59세, 여성은 75세 이후에 대장암 발병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젊다고 해서 안심하긴 이르다. 국제학술지 ‘란셋’에 발표된 연구를 보면, 한국의 20~49세 대장암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개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오는 21일 ‘암 예방의 날’을 앞두고 전조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려운 ‘소리 없는 암’ 대장암에 대해 알아봤다.
국내에서 ‘젊은 대장암’ 발생률이 높은 이유는 급격히 서구화한 식습관에 따른 비만 인구의 증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올해 1월 고려대‧고신대 의대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결과를 보면, 체질량지수(BMI)가 18.5~30인 40세 미만 남성의 경우 체중이 20% 이상 증가할 경우 대장암 발병 위험이 65%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에게선 체중 증가와 대장암 간의 상관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40대 이상 여성의 경우 체중이 20% 이상 감소하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24% 줄어드는 것으로 나왔다. BMI가 18.5 미만이면 저체중, 25이상부턴 비만으로 구분한다.
반면 BMI가 18.5 아래인 저체중군 남성에게선 체중이 5~20% 감소하는 경우 대장암 발생 위험이 높아졌다. 연구진은 “지나치게 낮은 체중도 대장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대장암이 발병하면 설사나 변비와 같은 배변 습관에 변화가 일어나거나 혈변을 보기도 한다. 장 경련, 통증 같은 지속적인 복부 불편감과 함께 구토, 만성 피로감, 체중 감소도 대장암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일상에서 종종 겪는 것이어서 대장암 조기 진단을 어렵게 하는 원인이 된다.
다만 암세포만 골라서 공격하는 표적치료제 등 의료기술의 발달로 사망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국내 대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2021년 기준)은 74.6%였으며, 조기에 발견될 경우 90% 이상, 3기 이상의 대장암도 80% 이상의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고대구로병원 대장항문외과 민병욱 교수는 “일반적으로 암 4기라고 하면 말기라고 칭하지만 대장암에서 4기는 꼭 말기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대장암은 타 장기에 전이가 있어도 절제할 수만 있다면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장암은 조기에 알아차리기 어려운 만큼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대장암의 씨앗이라 할 수 있는 선종(용종)이 많이 발생하는 시기는 50대이기 때문에 50세 이상 성인은 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 5년에 1회 이상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민 교수는 “염증성 장 질환을 앓았거나, 과거에 1㎝ 이상 용종 또는 다발성 용종이 있었던 경우에는 1~3년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부모가 대장암이었다면 자녀가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3, 4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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