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성향 매체에 220만 원 광고비 지급
구청장 "사전 인지 못해... 이유 불문 잘못"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이 11일 광주 서구 농성동 인근 도로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폄훼해 온 인터넷 언론사 스카이데일리에 200만 원대의 광고비를 집행한 것으로 드러난 광주광역시 서구가 결국 공개사과를 했다. 스카이데일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을 거치며 극우 세력의 '정론지'로 떠오른 온라인 매체다.
김이강 구청장 "책임 통감... 출입 매체서 삭제"
17일 광주 서구청에 따르면 김이강 구청장은 지난 15일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문을 올리고 "5·18의 숭고한 정신을 지켜오신 광주 시민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5·18 가짜뉴스를 버젓이 생산·확대하며 극우적 프레임으로 광주 시민을 모욕한 스카이데일리에 광고를 집행한 것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잘못한 일"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김 구청장은 "서구청에 등록된 350여 개 인터넷 매체 중 하나인 스카이데일리에 광고비를 집행했던 사실은 JTBC 취재가 시작되면서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확인 결과, (구청) 홍보실에서 매체 성향을 면밀히 살피지 못한 채 구정 보도자료 반영 정도에 따라 타 매체와 같은 기준으로 광고비를 일괄 집행했다"는 게 그의 해명이다.
후속 조치도 내놨다. 김 구청장은 "(서구) 행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이 상황을 인지한 즉시 스카이데일리를 출입·등록 매체에서 삭제토록 하는 등 모든 연관성을 끊도록 지시했다"고 입장문에 썼다. 아울러 "다시 한번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극우 매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점에 대해 시민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두 번 다시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직접 나서서 일들을 챙겨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저와 우리 공직자 모두 5·18 정신 계승에 더욱 헌신적으로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이강 광주광역시 서구청장이 15일 구청 홈페이지에 게시한 입장문. "광주 서구청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인터넷 언론 스카이데일리에 시민 세금으로 광고를 해 왔다"는 JTBC의 전날 보도와 관련, 김 구청장은 "광주 시민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광고비 집행을 사과했다. 광주 서구청 홈페이지 캡처
부정선거 음모론... 尹 정권서 광고비 급증
광주 서구의 '광고 집행 논란'은 지난 14일 JTBC 보도로 불거졌다. '광주 서구가 지난해와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각 110만 원씩, 총 220만 원의 광고비를 스카이데일리에 지급했다'는 내용이었다. 당초 스카이데일리가 어떤 성향의 매체인지 인식하지 못했던 구청 측은 언론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스카이데일리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북한군이 일으킨 폭동이며 △계엄군에 의한 시민 살상이 없었다는 허위사실을 보도하는 등 극우 세력의 주장을 전하고 있는 매체다. '5·18 북한 개입설'은 5·18 진상규명 조사 결과에서 명백한 허위사실로 판명됐고, 대법원도 2023년 1월 "북한군의 5·18 민주화운동 개입 주장은 명예훼손이 성립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 매체는 5·18특별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스카이데일리는 2018년부터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하고 최근 불법 계엄·내란 사태 국면에선 '중국 간첩 체포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 매체의 광고 수입은 2022년 5월 출범한 윤석열 정권 들어 급증했는데, 특히 윤 대통령 취임 전인 2019년 8,030만 원에 그쳤던 정부 광고비가 △2023년 4억4,541만 원 △2024년 4억6,211만 원으로 5배 이상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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