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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사' 현대제철 근로자 안전줄 못해... "전기로 잦은 폭발 탓 불가능"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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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사' 현대제철 근로자 안전줄 못해... "전기로 잦은 폭발 탓 불가능" 지적

입력
2025.03.18 16:59
수정
2025.03.1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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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줄 하면 폭발 시 대피 어려워
대부분 안 매고 작업하고 있어
금속노조 "엉터리 안전대책" 규탄
사측 "현장 목소리 반영한 대책"

전국금속노동조합 포항지부 관계자들이 18일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앞에서 현대제철 포항공장 20대 계약직 근로자 추락 사망 사고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포항=김정혜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포항지부 관계자들이 18일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앞에서 현대제철 포항공장 20대 계약직 근로자 추락 사망 사고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포항=김정혜 기자

현대제철 포항1공장에서 10여m 아래로 추락해 숨진 20대 계약직 근로자가 고철을 녹이는 전기로 특성상 잦은 폭발 위험 때문에 사고 직전 안전줄을 매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에 따르면, 숨진 계약직 근로자 A씨는 현대제철 포항공장 안에 100톤짜리 대형 전기로 위에서 전극봉에 달라 붙은 이물질을 제거하고 있었다. A씨는 갈고리처럼 생긴 도구로 이물질 덩어리를 제거하다 미끄러져 떨어졌고, 전기로 밑에서 철강 슬래그를 받기 위해 멈춰 있던 쇳물통으로 떨어져 숨졌다.

A씨가 작업하던 전기로 상단에서 쇳물통 바닥까지 높이는 약 10m이다. 현대제철의 작업표준서와 위험성 평가서에는 전기로 위에서 전극봉 이물질 제거 작업을 할 때 추락 사고에 대비해 안전줄을 체결하도록 돼 있다.

금속노조는 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 전기로의 특성상 안전줄을 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동기 금속노조 포항지부 현대제철지회장은 “포항공장 전기로 재료는 고철이라 불순물이 많아서 녹일 때 크고 작은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며 “안전줄을 맸다가 폭발이 났다면 몸이 묶여 대피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제철이 현장의 사고 위험성을 알면서도 개선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현대제철 인천, 당진, 포항에서 2010년 이후 52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지만 위험한 현장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엉터리 안전대책으로 한 청년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현대제철은 추락, 폭발 등 전기로 관련 작업 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험 요인에 대한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노동부는 안전보건관리체계가 붕괴된 현대제철에 특별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현대제철 측은 "'안전줄을 체결해야 한다'는 작업표준서는 전기로를 다루는 근로자들이 직접 참여해 만든 지침"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 관계자는 "전기로 현장의 작업표준서는 현장에서 수십 년 일 한 근로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예상되는 여러 사고 형태의 위험성을 분석해 만든 매뉴얼"이라며 "경찰과 노동부에서 아직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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