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서 한중 외교장관회담
한중 "APEC 계기 시진핑 방한 위해 노력"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 구조물 관련 의견교환도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1일 일본 도쿄의 뉴오타니 호텔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했다. 도쿄=외교부 제공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1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만났다. 탄핵 정국에서 양국의 첫 외교장관회담이자, 지난해 9월 미국 뉴욕회담 이후 6개월 만이다. 그간 소원했던 한중관계가 올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눈에 띄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한한령 해제'·시진핑 방한 기대감 커져…"실질협력 발전 계기"
조 장관과 왕 부장은 이날 일본 도쿄의 뉴오타니 호텔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문화교류 복원을 통해 양국 협력을 발전시키자는 데 뜻을 모았다. 두 장관은 한중 간 문화교류 복원이 국민 간 상호이해를 제고하고, 양국 간 실질협력을 한 차원 더 발전시켜 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이른바 '한한령(한류 제한령)'에 대한 입장 변화가 주목된다. 앞서 지난 7일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 17'이 중국 주요 도시들에서 개봉되면서 한한령 완화 기류가 포착되기도 했다. 한국 감독의 영화가 중국에서 상영된 건 3년여 만의 일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도 논의됐다. 양측은 경주 APEC을 계기로 시 주석의 방한이 이뤄져 양국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구체적 성과를 만들어 나가는 데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시 주석의 방한 문제를 두고 진전 있는 논의가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시 주석의 방한이 성사되면 2014년 7월 이후 11년 만이다. 한국은 올해, 중국은 내년 APEC 정상회의 의장국이다. 이에 양국은 성공적 대회 개최를 위해 협력하기로 이미 뜻을 모은 상태다. 시 주석은 2012년 집권 이후 매년 APEC 정상회의에 빠진 적이 없다.
광복 80주년 계기 사적지 관리 등 협력분야 다변화
한중관계는 순풍이 한창이다. 중국이 지난해 11월 무비자 정책 시행국에 한국을 포함한 데 이어, 한국은 올 3분기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해 한시적 비자 면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양국의 인적 교류와 경제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두 장관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협상을 가속화하는 등 한중 경제협력을 심화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조 장관은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중국 지역 독립운동 사적지 관리 및 보존을 위한 중국 측의 협조도 당부했다. 왕 부장은 이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왕 부장은 "우리는 역사라는 교과서로부터 계시도 받고, 경계할 부분도 얻을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우리는 미래의 앞길을 밝히고 중한 관계가 올바른 길로 나아가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 논란 의견교환도
이 외에도 조 장관은 북한의 도발 중단 및 비핵화 견인을 위해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 또, 최근 중국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설치한 구조물이 우리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해양 권익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했다. 서해 한중 PMZ는 양국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수역으로, 양국 어선 모두 조업과 수상자원 관리에 나설 수 있다. 다만 이 외 행위는 금지돼 있다. 중국은 구조물이 어업용 양식장이라고 해명하지만, 정부는 해당 구조물을 중국이 향후 영유권 주장의 근거로 삼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해양 권익에 대한 상호 존중이 중요하다는 인식하에 소통을 지속해 나가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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