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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휴전' 두고 미·러·우크라 복잡 셈법… '3국 3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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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휴전' 두고 미·러·우크라 복잡 셈법… '3국 3몽'

입력
2025.03.21 17: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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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미국 군사지원 중단하라"
"자포리자 원전 미국이 운영" 주장에
젤렌스키 "논의한 적 없다" 선 그어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21일 러시아 드론 공격을 받은 건물이 불타고 있다. 오데사=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21일 러시아 드론 공격을 받은 건물이 불타고 있다. 오데사=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주도한 '30일간 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 휴전안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잠정 합의했지만, 이행을 앞두고 각국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러시아는 '점령지의 자국 영토 편입'을 준비하며 '전리품 챙기기'에 나선 동시에 미국에는 대(對)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미국은 광물협정에 이어 자포리자 원전 운영권까지 우크라이나에 요구했으나, 우크라이나는 이를 단박에 거부했다. 3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며 구체적인 휴전 이행안 도출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24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각각 미국과 양자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앞서 18일 두 전쟁 당사국은 미국의 중재로 '에너지·인프라 분야 시설에 대한 30일간의 공격 중단'에 합의했다. 이번 사우디 협상은 지난 합의에 이은 첫 후속 협상이다. NYT는 "두 나라 간 합의가 어떻게 발효될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며 사우디 협상의 난항을 예상했다.

러 "군사 지원 중단", 우크라 "자포리자 원전 수호"

일단, 러시아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흠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과 정보공유를 지속하겠다고 재확인했지만, 다음 날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0일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은 평화를 이루겠다는 미국 의도와 어긋난다"고 미국에 날을 세웠다. 사우디 협상에서 러시아가 '무기 공급 중단'을 '30일 휴전 합의' 이행 조건으로 새롭게 내세운다면, 합의 이행의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8월 러시아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에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다. 자포리자=AFP 연합뉴스

지난해 8월 러시아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에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다. 자포리자=AFP 연합뉴스

미국은 미국대로 우크라이나를 쥐어짜고 있다. 미국은 휴전 협상 전부터 우크라이나에 광물협정을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우리는 평화협상을 잘 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와 희토류 광물협정에 곧 서명할 것"이라며 협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음을 시사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유럽 최대급인 자포리자 원전까지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9일 성명에서 "미국이 자포리자 원전을 가져야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를 보호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 "모든 원전은 우크라이나인의 것"이라고 일축했다. 미국의 추가적인 '휴전 중재비' 요구를 거부한 셈이다.

푸틴 "점령지 주민 러시아로 국적 바꿔라" 명령

이런 와중에 러시아는 '점령지 굳히기'에 들어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일 크림반도, 도네츠크, 자포리자 등 자국이 점령한 영토 주민들에게 "9월 10일까지 러시아로 국적을 바꾸지 않으면 거주지를 떠나라"고 선포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주민 국적을 러시아로 바꾸고 이에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추방해 인구 구성을 러시아화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휴전 협상 속에서도 교전은 계속되고 있다. 19일 밤 러시아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인근에서 어린이 4명 포함 총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 "러시아가 생각하는 평화가 무엇인지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휴전 노력 진정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우크라이나 역시 20일 러시아 사라토프 지역의 공군기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사라토프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54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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