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치킨에서 이물질 나왔어요" 환불 요구한 손님, 알고 보니

2024.09.07 19:00
대전의 한 치킨집에서 고객이 배달 주문한 치킨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며 환불을 요구했는데, 고객이 보내온 이물질 사진이 알고 보니 온라인상에서 떠도는 과거 사진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 동구 소재 치킨집 직원 A씨는 지난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하소연 글을 올렸다. 이 사연은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을 통해 알려지며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A씨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배달애플리케이션(배달앱)을 통해 치킨 주문이 들어왔다. 한 마리 반을 조리해 보냈는데, 다음 날 오후 배달앱 고객센터에서 "전날 주문한 치킨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취소 요청을 접수했다"는 내용의 전화가 걸려왔다. A씨는 "문제가 있었으면 매장으로 직접 전화하면 될 텐데 당일도 아닌 다음 날 오후 3시 36분에 배달앱으로 (취소요청을) 접수했다는 게 의문이었다"며 "혹시 (배달앱 측에서) 사진을 받았는지 저희도 확인을 해야 해 상담사에게 메일로 요청하고 기다렸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제 근무시간에 일어난 사안이라 사장님 눈치도 보였고 그럴 리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제가 보지 못한 부분에서 이물질이 들어갔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가슴을 졸였다"며 "(보는 이들은) 단순히 제가 음식값을 사장님께 토해내면 된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배달하는 영업장은 리뷰나 별점테러를 무시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배달앱을 통해 사진을 확인한 결과 A씨는 더더욱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 사진 속 이물질은 검은색의 알 수 없는 작은 조각이었는데, 매장에서는 이런 이물질이 나올 만한 데가 없었다. A씨는 "사장님께 사진을 전달하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렸고, 사장님께서 (주문) 취소승인을 해서 고객은 환불을 받았다"며 "사장님은 리뷰작성 기간이 남아 있었고 문제거리 삼고 싶지 않아 취소 처리해줬는데, 조리를 했던 저로서는 죄송하다고 했지만 계속 의구심이 생겨 포털사이트에 저 사진으로 이미지 검색을 했다"고 말했다. 사진을 검색해본 결과 A씨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고객이 보내온 사진들은 2019년과 2021년 작성된 블로그와 언론 보도에 사용됐던 사진이었기 때문이다. 과거 다른 치킨집에서 나온 이물질 사진을 활용해 환불을 요구했던 것이다. A씨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 자영업자들이 힘든 상황에서 이런 진상 고객들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렇게 자영업자들 속여서 이득보고 살다가 나중에 큰 벌 받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환불을 요구한 고객은 뒤늦게 매장을 찾아와 사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앙심을 품고 있던 타 지점에 치킨을 주문한 뒤 환불을 요구하려고 했으나 주소 설정을 잘못해 A씨가 근무하는 지점으로 주문이 됐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또 치킨값을 변상하겠다고 했으나 업주는 반성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돈을 돌려받지 않았다. 또 사후처리 방향을 고민 중이다. 해당 치킨집 업주 B씨는 한국일보 통화에서 "제가 고객을 주방으로 들어오게 하고, '이렇게 뜨거운 데서 땀 줄줄 흘리면서 일하고 있는데, 마음에 안 들면 다음에 안 시켜 먹으면 되지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까지 말했다"며 "정말 문제가 있었다면 당연히 (환불) 해주는 것이 맞지만, 이건 악의적으로 한 일 아니냐. 어떻게 할지 고민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A씨와 B씨 사례처럼 고객들이 온라인에 올라와 있는 사진을 제시하며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는 종종 발생한다. 지난달 경기 성남시 한 치킨집에서는 한 고객이 닭이 안 익어 자녀가 배탈이 났다며 자녀가 먹은 청심환 비용을 요구하는 일이 있었다. 그러나 해당 고객이 보내온 닭 사진이 알고보니 2020년과 지난해 올라왔던 사진을 짜깁기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런 경우 자칫 공갈죄나 업무방해죄로 형사처벌 받을 가능성이 있다. 형법에선 사람을 공갈해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대구의 한 유치원에서 남성 교사가 6세 어린이의 명치를 때리거나 목을 조르는 등 지속적으로 학대해 온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6일 JTBC 보도에 따르면 대구의 유치원 교사 A씨가 올 3월 개학한 뒤 두 달 넘게 6세 원생들을 학대한 사실이 폐쇄회로(CC)TV를 통해 적발됐다. A씨는 앉아 있던 아이를 강제로 일으켜 바닥에 패대기치거나, 명치를 때리고 목을 조르기도 했다. 올해 3월 개학한 뒤 두 달 넘게 이어진 A씨의 학대 장면은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아이들을 밀치는 건 예삿일이었고 명치를 때리기도 했다. 이 같은 폭력을 당한 피해 아동은 1명이 아니었다. 목을 졸리거나, 집어던진 책 모서리로 아이의 배를 찌르기도 했다. 다른 아이가 교사에게 학대를 당하는 동안 같은 반 어린이들은 엎드려 눈을 가리거나, 귀를 막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A씨는 아이들에게 '집에서도 안 보이는 카메라로 다 지켜보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부모에게 이르지 못하도록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아이들이 성인 남성만 봐도 몸을 떨며 두려워하거나 부모가 가까이 가면 "때리지 마, 때리지 마"라며 팔로 가리는 행동 등 이상 행동을 보이자, 부모들은 CCTV 영상을 확인해 경찰에 신고했다. 피해 아동 중 한 명은 "마음 중간이 진짜 뚫려버릴 것 같았어. (교사가) 주먹으로 계속 '팍' 이래서 진짜 주먹이 내 (등) 뒤로 나올 줄 알았어"라고 피해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유치원 측은 "A씨가 무섭게 훈육하는 것으로만 알았다"고 해명했다. A씨의 학대에 가담하거나 방임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CCTV에 확인된 4명 이외에 피해자가 더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