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지층 “다음 정부서” 59%
대통령 4년 중임제 선택 많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개헌에 공감하는 의견이 응답자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정치권뿐 아니라 국민들도 ‘최순실 게이트’로 드러난 대통령의 권력집중에 대해 견제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개헌 시기에 대해선 현재 정치권에서와 마찬가지로 대선 이전ㆍ이후로 양분됐다. 우리나라에 적합한 권력구조 형태로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꼽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개헌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필요하다’는 응답은 65.5%였다. 지난 6월 한국일보 여론조사(58.8%)에 비해 6.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이 드러난 이후 ‘제왕적 대통령제’를 고쳐야 한다는 의견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필요하지 않다’는 27.4%, 모름ㆍ무응답은 7.1%였다.
개헌 시기에 대해선 ‘차기 대선을 치르기 전에 개헌해야 한다’는 응답이 50.2%로, ‘다음 정부나 그 이후 정부에서 개헌해야 한다’는 응답(45.9%)을 근소하게 앞섰다. ‘차기 대선 이전 개헌’이 59.2%, ‘다음 정부 이후 개헌’이 38.2%였던 지난달 KBSㆍ미디어리서치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격차가 대폭 줄어들었다. 탄핵 후 ‘차기 대선 이전 개헌’ 의견은 9%포인트 감소했다. 정한울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는 “국회의 탄핵 가결로 대선 시기가 당초 내년 12월에서 상반기로 앞당겨지면서, 대선까지 개헌을 마무리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차기 대선 주자 중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 등 야권 유력 대선 주자들은 차기 대선 이전 개헌에 반대하거나 유보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지지층은 문 전 대표처럼 ‘다음 정부 이후 개헌’을 선호하는 의견이 58.8%로 다수였다. 반면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지지층은 ‘차기 대선 이전 개헌’ 의견이 각각 63.2%, 58.4%였다.
우리나라의 권력구조에 가장 맞는 정치제도로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선호하는 의견이 38.1%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21.7%), 이원집정부제(17.0%), 의원내각제(12.9%) 순이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 10일 전국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유선 176명, 무선 82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유ㆍ무선 전화 임의걸기(RDD)를 통한 전화면접조사 방법을 썼으며 응답률은 14.4%로 집계됐다. 2016년 11월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을 적용해 지역ㆍ성ㆍ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한국일보 ‘탄핵 가결 이후’ 설문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