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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자녀는 곧 회사의 자녀라는 생각

입력
2021.04.15 00:0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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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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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약 53%로 남성(73%)보다 20%포인트나 낮다. 기혼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체로 두 번의 고비를 넘어야 한다. 한 번은 자녀 출산 후, 그리고 더 큰 산은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시기이다. 정부는 여성의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동시에 아동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기 위해서 돌봄정책, 육아휴직정책 등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에게 일-생활 양립은 어려운 숙제이다. 육아는 정부 역할 못지않게 기업 환경도 중요하다는 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자녀가 초등학생 때까지 부모 또는 돌봄·교육기관의 선생님들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한다. 돌봄의 상황은 자녀가 24개월 영아기, 유아기, 그리고 초등학생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영아기의 어린이집 이용률은 상대적으로 낮다. 이용하지 않는 주요 이유는 자녀가 너무 어려서이다. 부모가 직접 키우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육아휴직을 사용하거나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다.

일-생활 양립의 1차 고비를 넘어야 하지만 그나마 이 시기에는 어린이집 또는 아이돌봄지원사업이라는 대안도 있다. 만 2~5세 아이들의 어린이집과 유치원 이용률이 높고 국공립 기관도 지속적으로 확충해가고 있어 이 시기 부모의 돌봄 부담은 과거에 비해 가벼워졌다.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 시기에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데, 초등돌봄지원이 충분하지 않아 일-생활 양립의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이 몇 달의 고비를 누군가 지원해줄 수 있다면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때이다.

돌봄의 사회화 정책은 지금보다 더 충분하게, 촘촘하게, 효과적으로 전개될 필요가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열악한 영세 기업 등에 대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부모들의 일과 육아 양립을 지원하는 일에 기업의 책임 역시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일 필요가 있다.

일하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에서, 다수의 사람들은 육아정책이 부족하다기보다는 여전히 육아휴직 사용에 눈치를 주고, 승진과 보수에 불이익을 주고, 자녀가 아파 조퇴라도 하려 하면 일과 가정 생활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간주하는 직장문화가 제도보다 더 큰 장벽이라고 했다. 또한 젊은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구성원 간 인식의 차이도 확인했다. 반면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부모들은 임신과 출산을 축복해주고 육아의 가치를 인정하고 격려하며, 있는 제도를 눈치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직장문화가 힘이 된다면서, 이 경우 애사심과 일에 대한 집중력이 더 생긴다고 했다.

한 공기업 대표는 “우리 직원들의 아이는 바로 우리 회사의 아이들이므로 함께 잘 키우는 것이 기업의 책임이다”고 했다. 법적 준수를 넘어 육아를 비롯한 가족 돌봄의 가치를 인정하는 경영과 구성원 모두의 노력을 강조한 것이다.

지금은 정부의 정책적 노력 외에도, 가족과 기업이, 여성과 남성이 함께 육아를 책임져 가야 할 때이다. 더욱이 아이들은 미래의 시민이며 경제 주체이다. 성 평등하며 돌봄노동, 특히 육아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는 육아친화적 기업경영을 제안하고자 한다.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육아하는 구성원들을 존중하는 기업이 확대되길 바란다.



백선희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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