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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 맞먹는 교육과정 대국민조사

입력
2021.05.20 00:0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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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개정 교육과정 대국민 설문조사' 화면 캡처

'2022 개정 교육과정 대국민 설문조사' 화면 캡처


내년에 대통령선거, 지방선거, 교육감선거가 있다. 3대 선거를 앞두고 선거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출마를 시사하고 바삐 움직이고 있다. 3대 선거 결과는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많은 국민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도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이들의 면면을 유심히 살피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내년에 있을 3대 선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 지금 실시되고 있는 '2022 개정 교육과정 대국민 설문조사'다. 설문조사가 뭐라고 3대 선거만큼 의미를 두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많을 텐데 교육과정의 의미와 실상을 되짚어 보면 결코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할 것이다.

교육과정은 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에서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 활동의 기준을 체계적으로 선정하고 조직한 문서이며, 나아가 이를 실행하는 과정과 성취한 결과를 포함하는 일련의 계획이다. 즉 교육과정은 학교생활의 모든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교육과정을 그동안 교육부가 독점해 오면서 이해관계에 따라 연구자들이 자기 업적을 집어넣거나 하면서 개입해 왔다. 여기에 각종 법령과 정부 시책으로 요구하는 내용들까지 범교과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더해지면서 자치활동이나 동아리활동 시간까지 갉아먹고 있다. 고교학점제도 교육청에서 자원을 총동원해서 학교를 지원해야 겨우 될지 말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교육과정 운영체제에 대한 고민은 학교에서 하고, 교육부는 교육과정 지원체제를 고민해야 하는데 이 움직임은 여전히 더디다.

교육과정의 실상이 이렇다 보니 교육 주체들은 교육과정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갖고 있지 않다. 어느 지역 학교를 가나 교육과정 하면 쏟아내는 말들은 “내용은 어렵고, 양은 많고, 교과별로 따로 놀고, 삶과 동떨어진다”는 비판 일색이다. 학생들은 물론이고 교사와 학부모들까지 교육과정을 이렇게 느끼는 것은 교육과정의 결정 과정에 이들이 참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이라는 말까지 만들어내며 애쓰고 있지만 학교의 실상은 내 의지와 무관하게 만들어진 교육과정을 오랜 시간 마지못해 붙들고 재미없는 학교생활을 해야만 하는 불만이 넘쳐난다. 교육과정의 이상과 현실이 너무 다른 딱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딱 하나다. 교육과정 결정 방식은 교육민주화의 리트머스 시험지다. 그렇다면 교육주체가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을 결정하는 데 참여함으로써 교육주권을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 교육과정이라는 그릇은 누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빚어내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이 학교에서 구현될 때 그 파장은 학교를 넘어 우리 사회 전반으로까지 퍼져나갈 것이다. 이는 6월항쟁으로 일궈낸 대통령직선제에 버금가는 일이다.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구체적인 로드맵도 나왔다. 많은 진통 끝에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만들기 위해 국민참여 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투표하는 마음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 대국민 설문조사(www.eduforum.or.kr)’에 참여하자. 투표처럼 성인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학생을 포함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6월 17일까지 참여할 수 있다. 이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앞으로 교육 10년은 달라질 것이다. 반드시 교육주권을 행사하여 우리 교육의 미래를 우리가 만들어 가자.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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