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에너지 절감 사례 ①
환율 급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전기요금, 유류비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본보는 고에너지 비용 시대를 맞아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농업 분야에서 에너지 비용 절감효과를 거둔 농가 사례를 소개한다.
축산 ICT 융복합 지원 사업
축산농가들 온도조절 등에 환풍기 필수
대형환풍기, 비싸도 전력사용 적어 이점
정부 지원받아 교체비용은 절반 줄여
전기요금 월 300만원대서 100만원대로
“300만 원에 육박했던 전기요금을 100만 원대로 낮췄습니다.”
경기 화성시에서 젖소 농장을 운영하는 40여 년 경력의 박민길 서해목장 대표(63)는 올여름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 들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월 300만 원대에 달했던 전기요금이 100만 원대로 줄었기 때문이다. 기존 축사에서 환풍 용도로 사용하던 선풍기를 대형 환풍기로 전면 교체한 효과다.
축산 농가에서는 젖소들의 온도조절과 환기는 물론 바닥에 깔아 둔 톱밥을 제때 말리기 위한 위생 관리 차원에서 선풍기 또는 환풍기를 사용한다. 모든 계절에 필수로 작동시키기 때문에 전기요금이 오를수록 농가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총 130두수의 젖소를 키우는 이곳 목장에서는 기존까지 56대의 선풍기를 이용했으나 전기요금 부담이 커지면서 여름을 앞둔 지난 5월쯤 16대의 대형 환풍기로 교체했다. 일반 선풍기는 1대당 가격이 싸지만 소모 전력이 매우 높다. 반면에 대형 환풍기는 1대당 가격이 비싸지만 전력 사용량과 소음이 적고 바람세기가 강하다.
박 대표는 “지난해 겨울부터 전기요금 등 각종 비용 부담이 커져 전기요금 절감 차원에서 선풍기를 대형 환풍기로 바꿨다”고 말했다. 환풍기 교체비용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축산 ICT 융복합 확산 지원사업’을 통해 전체 비용의 절반가량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박 대표는 “대형 환풍기로 바꾸고 나니 매월 300만 원에 육박하던 전기요금이 3분의 1인 100만 원대로 떨어졌다”며 “적은 전력으로 높은 풍량을 얻을 수 있어 장기적으로 효율적이다”라고 말했다.
김진걸 행복한목장 대표(43)도 대형 환풍기 교체 후 효과를 톡톡히 봤다. 행복한목장은 210두의 소를 키우는 한우 농가다. 행복한목장은 지난해까지 소형 환풍기 50대를 사용했는데 올해 초 이 중 절반인 24대를 처분하고 대형 환풍기 8대로 바꿨다. 대형 환풍기 1대당 소형 환풍기 3대를 커버한 셈이다. 김 대표 또한 축산 ITC 융복합 확산 지원사업을 활용했다. 그는 “전기를 적게 먹으면서 소음이 확연히 줄어든 것이 최대 장점”이라며 “기존 환풍기는 대당 30만 원대, 대형 환풍기가 600만 원대로 가격 차이가 꽤 나지만 정부 지원을 통해 초기 투자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체 후 전기요금 절감 효과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8월 300만 원을 넘겼던 전기요금은 올해 8월 200만 원대로 내려왔다.
올해로 10년차 2세 축산인인 김 대표는 자신만의 에너지 절감 노하우에 대해 “계약전력 대비 초과량이 많다면 누진세가 어마하므로 전기사용량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초기비용이 들어도 장기적인 운영비용을 줄이려면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축산 ICT 융복합 확산 지원사업은 축산농가의 생산비 절감 및 최적의 사양관리를 위한 자동화 장비 비용을 보조해 주는 사업이다. 경기도 등 일부 지역의 경우 국비와 지방비로 최대 5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우다혁 화성시 축산정책과 주무관은 “축산 ICT사업 지원은 매년 점수제로 배점을 매겨 선정한다”며 “관심 있으면 무항생제 인증, 친환경 축산 인증 등 배점에 포함되는 사항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제작 지원 : 2024년 FTA 교육홍보지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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