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 당선자 안지현
세상이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전화가 왔습니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져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 걸요.” 마음에 품고 있던 문장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추위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기뻤지만 동시에 걱정과 불안도 밀려왔습니다. 그때 한 어린이가 말했습니다.
“와, 축하해! 이제 정말 더 잘 써야 해!”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등 두드려주는 어린이가 제 옆에는 많습니다. 고운 어린이들을 따라다니다 동시도 만났습니다. 어린이들과 흙바닥 공깃돌처럼 동시를 가지고 놀면서 제 안의 어린이도 만났습니다. 참 잘 웃는 제 안의 어린이는 혼나도 웃고 부끄러워도 웃고 죽을 만큼 아파도 웃었습니다. 세상 모든 어린이들이 그렇다는 것을 압니다. 웃고 있지만 아프고, 아파도 환하게 웃는 어린이. 그런 어린이와 저를 위해 그리고 영원히 자라지 못하는 어린이를 품고 살아가는 어른을 위해 쓰겠습니다. “동시는 먼저 시가 되어야 하고, 그 위에 다시 동시로 되어야 한다”는 문장을 따라가며 쓰겠습니다. 그 기회를 주신 한국일보사와 심사위원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기회가 헛되지 않도록 더 열심히 걸어가겠습니다.
감사하다는 말도 모자란 동시 선생님! 선생님께 시는 물론이고 좋은 어른을 배워요. “나 오기를 기다리리//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모든 것 속에// 하느님은 숨어서” 이제 제 숨바꼭질을 시작해요. 오래오래 지켜봐 주세요. 이 멋진 일을 함께 만들어 준 나의 다이애나와 화요일의 벗들, 정말 고마워요. 우리 세상 끝날 때까지 시를 나눠요. 엄마 아빠, 제 웃음은 분명 두 분에게서 왔어요. 이제 저로 인해 행복에 물들길 빌어요. 어머님 아버님, 제 엄마 아빠가 되어주셔서 감사해요. 두 분은 행운이에요. 매 순간 시가 되는 동훈아 서준아,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끝까지 함께 보자. 준비됐지? 마지막으로, 나의 단짝 승엽씨 당신으로 인해 내 삶이 너무 아름다워. 앞으로도 계속 내 시 읽어줄 거지? 내 모든 시는 당신을 위한 거야.
“모두들 안녕. 내 걱정은 말아요. 난 언제나 잘해 나갈 테니까.”
이 글은 동시의 길에서 만난 소중한 문장들을 담아 썼습니다. 누구의 문장인지 찾아보세요. 다 찾으면 오늘 밤은 '뱀 꿈'.
△1982년 강원 춘천시 출생
△경기 양평군 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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