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1,000대 기업 설문 조사
"자금 수요는 늘어날 것" 예측 36%
경총 조사서는 97% "올해 경제 위기 올 것"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대기업 열 곳 중 세 곳은 올해 자금 사정이 2024년보다 나빠졌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도 올해 자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대기업은 열 곳 중 네 곳가량이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기준 1,000대 기업(공기업·금융기업 제외, 100개사 응답)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전년 대비 올해 자금 사정이 악화했다'고 응답한 기업이 31%였다는 것이다. 이는 호전됐다는 응답(11%)보다 세 배 많은 수준이다. 나머지 58%는 비슷하다고 답했다.
올해 자금 사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요인에는 '환율 상승'(24.3%)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원자재 가격·인건비 상승'(23%), '높은 차입 금리'(17.7%)를 꼽은 응답자가 많았다.
그럼에도 연말까지 올해 자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는 기업은 36%에 달했다. 이는 감소 전망(11%)보다 세 배 큰 비중이다. 자금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부문은 '원자재·부품 매입'(39.7%)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설비 투자(21.3%) △차입금 상환(14.3%) △인건비·관리비(14%)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 다섯 곳 중 한 곳(20%)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금리 인하에도 극심한 경기 불황을 겪는 건설, 철강, 석유화학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자금 사정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환율 변동성을 축소해 기업들의 외환 리스크를 완화하는 한편 정책금융·임시투자세액공제 확대 등의 금융·세제 지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발표한 '2025년 기업규제 전망조사'에서도 국내 기업 대부분이 올해 경제위기를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은 1월 국내 50인 이상 기업 508곳(응답 기업 기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6.9%가 '올해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특히 응답 기업 중 22.8%는 '올해 경제 위기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보다 심각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74.1%는 '1997년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한 위기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국내 정치 불안이 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정 영향(복수 응답)으로는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47.2%)를 꼽은 기업이 가장 많았다. 이어 '소비 심리 위축 및 내수 부진 심화'(37.8%), '불확실성 확대로 투자 심리 위축'(26%)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올해 가장 심각한 애로사항·규제를 묻자 '통상 임금 범위 확대 등에 따른 임금 부담'(38.4%)이라고 답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다른 부담 요인은 '중대재해처벌법 등 안전 규제'(28.3%), '주 52시간제 등 근로 시간 규제'(22.8%)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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