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여행 떠났다가 폭풍우로 태평양 표류
출항 95일째 극적 구조... "새·바다거북 먹어"

태평양에서 석 달 가까이 표류했던 페루 어부 막시모 나파 카스트로(오른쪽)가 에콰도르 어선에 의해 구조된 지 사흘 만인 14일, 페루 파이타에 도착해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파이타=로이터 연합뉴스
태평양 망망대해에서 뱃길을 잃고 석 달 가까이 표류하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페루 한 어부의 생존기가 화제다. 바퀴벌레와 바다거북 등을 먹으면서 포기하지 않고 버텼다고 한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로이터통신과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페루 어부 막시모 나파 카스트로(61)는 지난해 12월 7일 페루 남부 해안 마을 마르코나에서 2주간의 낚시 여행을 위해 고기잡이배를 몰고 바다로 나갔다. 그러나 열흘 후쯤 폭풍우를 만나 원래 항로를 벗어났고, 보급품이 고갈된 채로 태평양에서 표류하게 됐다. 가족의 실종 신고로 페루 해상 순찰대가 수색에 나섰지만, 그의 행방을 찾지는 못했다.
출항 95일째인 이달 11일, 나파 카스트로는 페루 북부 해안으로부터 약 1,094㎞ 떨어진 곳에서 에콰도르 어선에 발견됐다. 당시 나파 카스트로는 탈수 증세가 심하고 위독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며 "배에서 빗물을 모아 마시고 바퀴벌레와 새, 거북이 등을 잡아먹으며 버텼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바닥나 구조되기 15일 전부터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으나, 생후 2개월 된 손녀를 포함한 가족을 생각하며 "견뎌냈다"고 한다.
기적적인 귀환 후 나파 카스트로는 에콰도르 국경과 가까운 페루 북서부 항구 도시 파이타로 옮겨졌고, 추가 건강 검진을 받은 뒤 15일 퇴원했다. 그의 딸인 이네스 나파 토레스는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아버지를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이라며 에콰도르 어부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앞서 나파 토레스는 부친이 실종 상태였던 지난 3일 페이스북에 "매일매일이 가족에게는 고통이다. 이런 일을 겪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버지를 찾을 때까지 희망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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