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 ABSTB, 상거래채권으로 판단
4,618억 원 규모, 100% 변제 계획
6월 회생계획안에 담겨, 변제는 그 후

20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뉴스1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기 전 발행해 손실이 불가피한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상거래채권으로 취급한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ABSTB 투자자들은 4,618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돌려 받을 길이 열렸다.
홈플러스는 ABSTB를 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하고 100% 갚겠다는 결정을 전날 서울회생법원에서 증권사 등 관련 당사자들에게 알렸다. 앞서 홈플러스가 김광일 부회장 등을 통해 ABSTB 투자금 전액을 변제하겠다고 밝힌 입장은 구속력을 갖게 됐다.
ABSTB는 신용카드로 결제해 나중에 받아야 할 물품 대금을 기초 자산으로 단기 사채 등을 발행하는 금융 상품이다. 홈플러스가 구매전용카드로 납품 대금을 결제하면 카드사에 매출 채권이 발생하는데 이를 기초 자산으로 증권사가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일반 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
ABSTB 변제와 관련한 내용은 홈플러스가 법원에 6월 12일까지 제출해야 할 회생 계획안에 같이 담길 예정이다. 회생 계획안 인가까지 고려하면 ABSTB 변제는 적어도 3개월 이후에 이뤄진다는 의미다. 현재 밀린 대금을 받고 있는 납품업체, 입점업체와 비교하면 더 기다려야 한다. 납품업체, 입점업체는 법원이 조기 변제를 결정하면서 대금을 받고 있다.
ABSTB 투자자들은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이들은 당초 금융채권 성격을 띤 ABSTB를 상거래채권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원금을 전액 돌려 받지 못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다. 회생계획안이 가동하면 금융 채권은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다만 투자자들은 홈플러스가 변제를 빠른 속도로 진행할지, 자금은 충분한지 의문을 품고 있다. 홈플러스는 4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낸 '회생 절차 개시 명령 신청서'에 최악의 경우 5월 말 현금 7,395억 원이 모자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홈플러스 유동화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절반의 성공을 거두긴 했으나 구체적인 변제 계획을 내놓지 않아 아직 안심하기 어렵다"며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사재 출연 규모·용처를 서둘러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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