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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내 핵무장 가능?…지금은 대국민 사기

입력
2025.03.19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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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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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시즌2, 국제정세는 요동치고 있고 국내 독자적 핵무장 주장은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독자적 핵무장이 가능할까?

플루토늄 탄을 만들기 위해선 플루토늄-239가 필요하다. 우라늄-238이 다량 함유된 저농축 우라늄을 연소시켜 중성자와 반응한 것이 플루토늄-239이다. 문제는 핵연료를 태운다고 모두 플루토늄-239가 되는 것이 아니다. 4∼5년 원자로에서 핵분열시킨 폐연료봉에서의 플루토늄-239는 0.54% 정도로 추정된다. 또 플루토늄 탄은 플루토늄-240 비율을 7% 이내로 통제해야 하지만 국내 사용 후 연료봉에는 플루토늄-240 비율이 40% 가까이 된다. 게다가 한국은 핵폭탄 폭발실험 경험이 없어 재처리와 농축에 관한 데이터조차 없다. 폐연료봉 재처리 과정에 나오는 유독물질도 골칫덩이다.

우라늄탄은 어떨까? 한국은 우라늄 채산성이 극히 낮아 수입에 의존하며, 국제원자력기구의 철저한 감시하에 있고 우라늄 정광으로 만들기 위한 정련 시설, 육불화 우라늄 변환 및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제조 기술이나 시설도 없다. 다만 원심분리기 제조를 위한 핵심 기술과 소재들은 보유했다. 즉, 육불화 우라늄 가스 누출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을 연구하고 습득한다면 원심분리기는 제조할 수 있으므로, 급한 대로 국내 보유 저농축 우라늄의 농축으로 우라늄탄을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한국형 핵 교리도 미완성이다. 핵 공격 표적, 평시 저장 및 운용 등을 위한 기준과 지침이 설정되지 않아 기술자들이 요구조건을 충족하는 핵 탄을 제조하기 어렵다.

핵 투발 수단은 어떨까? 일부 언론 인용과는 달리 한국이 보유한 항공기들은 핵 투발 능력이 없다. KF-21에 한국형 핵탄두용 소스코드를 개발 후 장착하면 모를까, 미국이 제공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현무 탄도탄은 장착은 가능하지만, 탄두를 작게 만들고 고성능 기폭장치 개발이 먼저다. 핵무기를 소형화해도 위력을 유지하려면 3중 수소가 필수적인데 반감기가 12년 주기이다. 2022년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한국은 삼중수소 약 5.7㎏을 보유 중이다. 이 수치는 최대 570발까지 핵 탄에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3개뿐인 국내 중수로의 현실은 이 수치를 유지하기 대단히 어렵다.

기폭 장치와 핵 실험은 어떨까? 국방과학연구소 등 국방산업계에 전문가가 있지만, 내폭형 등 기폭장치 제조엔 상당한 시간과 수없이 많은 실험이 필요하다. 핵실험 없이 실전 배치할 순 없다. 무인도 등 핵실험 시설을 세울 시간도 필요하며 핵무장 완성까지 국제사회 제재를 인내할 수 있는 외교, 군사, 경제, 사회적 전략 수립과 공감대 형성도 무시하지 못할 일이다.

이 모든 걸 검토하면, 1년 내 핵무장 가능 주장은 대국민 사기극에 가깝다. 그러므로 한국은 핵 잠재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한국형 핵교리를 개발, 한미 재래식-핵 통합에 부합되도록 발전시키고 상업용 원자력 기술의 극대화, 저농축 우라늄 연료봉 생산이 가능한 국영기업 건설과 서방에 상업용 원전 연료봉 공급을 통한 공급망 확보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서서히 농축 경험을 쌓으면서 한미 원자력 협정과 NPT 탈퇴를 자연스럽게 진행해야 한다.

당연하게도 이 모든 것은 강화된 한미동맹 아래 가능하다. 한미동맹 없이는 핵무장을 할 수도, 핵무장을 달성할 동안 적의 핵 공격을 억제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공고한 한미동맹의 억제력 아래 핵 잠재력을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철균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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