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농협 예산 '72억→90억' 키워
의료 취약 지역 고령자, 농민 등 왕진 대상
재택진료 시범 개시… 농식품부 "지속 확대"

농림축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 농협이 함께하는 농촌 왕진버스 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18일 경기 포천시에서 진료 후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포천=이유지 기자
"이가 아파도 치과도 못 가고, 혈당검사 한번 받기도 힘든데 와주니 정말 고맙지."
경기 포천 내촌면 신팔2리에서 배추, 무 등을 기르는 김옥희(74)씨는 18일 농촌 왕진버스 진료 봉사를 나온 의료진에 연신 감사를 표했다. 농사를 짓다 보니 근육도, 뼈도 안 좋아지지만 종합병원이라도 한번 가려면 대중교통을 4, 5번 갈아타야 해 그간 엄두를 내지 못 했다. 김씨는 "다행히 골다공증은 없다고 한다"며 "동네 어른들을 모시고 다 같이 오길 잘했다"고 말했다.
이날 포천 가산면 가산체육문화센터엔 오전에만 지역 노인 200여 명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의료가 취약한 지역에 양·한방 진료, 치과, 검안 등 의료서비스가 찾아가는 농촌 왕진버스 진료 현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지방자치단체, 농협과 함께 이 사업을 시작했다. 수요가 높아 지난해 72억 원에서 올해 90억 원으로 예산을 늘렸고, 대상 인원도 9만 명에서 15만 명으로 넓혔다.
올해 91개 시군에 260회 왕진버스가 다녀갈 예정이다. 기존 검진에서 골다공증, 치매검진, 근골격계 질환 관리를 추가했고, 포천에서 처음 재택 방문진료도 시범 개시했다. 지역 보건소와 협의, 시급성을 고려해 우선 12가구를 선정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촌에 거주하는 만 60세 이상 주민과 농업인, 취약계층과 의료기관 접근성이 낮은 지역 주민 등이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포천우리병원, 보건의료통합봉사회, 연세대 스포츠재활연구소 등 다양한 기관이 봉사에 나섰다. 일부 의료진은 연차휴가까지 내고 왕진에 참여했다. 보건통합봉사회에서 나온 의사 이준현(26)씨는 "지난해부터 이번이 8번째"라며 "처음엔 간단한 혈압, 혈당 측정과 상담 위주였는데 올해 수액, 비타민D 주사도 도입하는 등 더 도움을 드릴 수 있어 보람차다"고 말했다.
병원 장비를 그대로 옮겨온 덕에 진료 후 주사와 약 처방은 물론, 체외충격파와 전자기장 등 물리치료도 즉석에서 이뤄졌다. 아울러 이·미용, 손건강 관리, 무료 법률상담, 심폐소생술 교육 등도 제공됐다. 현장을 찾은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왕진버스 외에도 농촌 특화 보건·의료·생활 서비스를 연계·확충하고, 생필품을 싣고 판매·배달하는 가가호호 이동장터 등 찾아가는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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