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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한'과 싸운 60대 재일동포 "이겼다"...일본 법원 '차별'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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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한'과 싸운 60대 재일동포 "이겼다"...일본 법원 '차별' 인정

입력
2025.03.19 04:3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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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김정칙 헤이트스피치 손배 소송
일본 법원 "특정 인종 배제 선동" 차별 인정
"일본 사회 차별 사라지게 소수자와 연대"

재일동포 3세 김정칙(가운데)씨가 18일 일본 도쿄지방재판소 앞에서 고교 동창생 니시무라 모토노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판결 직후 '판결 승소' 문구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김씨의 변호인인 간바라 하지메(왼쪽) 변호사는 '정의는 이긴다'라는 표어를 들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3월 니시무라가 엑스(X)에 재일동포 차별·혐오 글을 지속해서 올리자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도쿄=류호 특파원

재일동포 3세 김정칙(가운데)씨가 18일 일본 도쿄지방재판소 앞에서 고교 동창생 니시무라 모토노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판결 직후 '판결 승소' 문구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김씨의 변호인인 간바라 하지메(왼쪽) 변호사는 '정의는 이긴다'라는 표어를 들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3월 니시무라가 엑스(X)에 재일동포 차별·혐오 글을 지속해서 올리자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도쿄=류호 특파원

일본 사법부가 한국인을 향한 '헤이트스피치'(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혐오 발언)에 맞선 소송에서 재일동포 3세 김정칙(69)씨의 손을 들어줬다. 일본인 고교 동창생의 집요한 한국인 비하·혐오가 "명백한 외국인 차별"이라며 철퇴를 가한 것이다. 김씨는 "재일동포를 넘어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일본 사회에서 사라질 수 있게 계속 싸우겠다"고 외쳤다.

일본 도쿄지방재판소(도쿄지법)는 18일 김씨가 고교 동창생 니시무라 모토노부(69)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니시무라가 김씨에게 110만 엔(약 1,065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간바라 하지메 변호사는 "(청구 금액) 전액 배상은 획기적인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니시무라는 2002년부터 엑스(X)에 '한국인은 멍청하다', '재일(동포) 김군을 체포하자'는 등의 '혐한' 게시물을 140건 넘게 올렸다. 김씨가 니시무라에게 '혐한 글을 멈춰달라'고 여러 차례 부탁했지만 소용없었다. 김씨는 "재일동포, 외국인, 소수자들을 향한 차별·혐오가 사라질 수 있게 힘을 보태겠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니시무라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재판 진행 중에도 혐오 글을 계속 올렸다.

재일동포 3세 김정칙(왼쪽 세 번째)씨와 김씨 변호인단이 18일 일본 도쿄지방재판소 앞에서 '재일동포 김군 헤이트스피치 재판'이라고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도쿄=류호 특파원

재일동포 3세 김정칙(왼쪽 세 번째)씨와 김씨 변호인단이 18일 일본 도쿄지방재판소 앞에서 '재일동포 김군 헤이트스피치 재판'이라고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도쿄=류호 특파원

김씨와 변호인단은 사법부가 특정 인종·민족을 향한 혐오를 헤이트스피치라고 인정한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간바라 변호사는 "법원은 니시무라가 올린 글 중 '조선인 중에는 성범죄자가 많다', '재일 김군, 또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다' 등 재일동포를 싸잡아 비난한 것을 문제로 삼았다"며 "특정 인종·지역 출신자 배제를 선동했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아케도 다카히로 오사카공립대 교수도 "그동안 판결보다 헤이트스피치를 폭넓게, 국제사회 기준에 맞게 인정한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이날 판결을 발판 삼아 재일동포는 물론 소수자 전체를 향한 차별과 싸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자신을 도와준 활동가들과 함께 다음 달 30일 일본 도쿄에서 소수자 연대를 강조하는 '포괄적 차별 금지 심포지엄'을 열 예정이다. 김씨는 "일본 소수민족인 아이누와 성소수자(LGBTQ), 쿠르드족과 함께 일본에서 일어나는 피해를 알릴 것"이라며 "차별은 (일본 사회의) 주류인 일본인들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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