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광쥔 부사장 공개 사과 "딸, 타인 개인정보 유출"
웨이보서 누리꾼 100여 명 개인정보 공개 ‘시끌’
데이터베이스 유출 의구심… 바이두 "유출 아니다"

한국 아이돌그룹 아이브의 장원영. 뉴시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발칵 뒤집었던 ‘장원영 악플러 개인정보 유포’ 사태의 범인은 중국 최대 검색 포털인 바이두에서 근무하는 현직 부사장의 13세 딸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부사장이 공개 사과했지만, 이제는 ‘바이두 보안 취약성’ 논란으로까지 불똥이 튀는 모습이다.
18일 남국조보 등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셰광쥔 바이두 부사장은 전날 ‘중국판 엑스(옛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13세 딸이 온라인에서 누군가와 말다툼한 뒤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자신의 계정에 타인의 개인정보를 유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버지로서 타인 및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도록 제때 가르치지 못했다. 깊이 죄책감을 느끼고 피해자들에게 엄숙히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딸과 대화하며 잘못을 꾸짖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문제의 사태는 웨이보에서 일어났다. 한 여성이 한국 아이돌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을 온라인에서 비방한 임신부에게 ‘사이버 공격’을 가한 일로 떠들썩해진 것이다. 해당 여성은 이뿐 아니라 ‘장원영 비판글’을 올린 또 다른 누리꾼 등 약 100명의 개인정보를 무단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나는 캐나다에 있어 경찰 신고가 두렵지 않다. 아버지가 바이두 고위직에 있다’는 자랑도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셰광쥔 바이두 부사장. 홍콩 성도일보 캡처
하지만 꼬리가 잡혔다. 중국 네티즌들은 해당 여성이 웨이보 계정에 올린 사진들에서 ‘셰광쥔’ 이름이 적힌 온라인 주문서를 찾아냈다. 셰 부사장의 재직증명서, 22만 위안(약 4,400만 원)에 달하는 월급 명세서 등의 사진도 발견했다. 타인의 개인정보를 유포한 당사자도 ‘신상 털이’를 당한 셈이다.
논란은 ‘바이두 보안’ 문제로 옮겨붙고 있다. 13세 미성년자가 대규모의 개인정보에 접근하게 된 경위를 둘러싼 의구심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바이두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된 게 아니냐”고 지적하고 나섰다. 다만 바이두는 “셰 부사장을 포함해 누구도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다”며 “바이두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된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자체 조사 결과, 유출된 개인정보들은 해외 SNS에서 무료로 찾을 수 있는 것들로 파악됐다는 게 바이두의 설명이다.
중국 형법에 따르면 개인정보를 타인에게 판매하거나 제공하면 최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구류, 벌금형에 처해진다.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을 공개 모욕해도 최소 5일 이하 구금 또는 500위안(약 1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다만 이 사건의 경우, 셰 부사장 딸이 미성년자인 만큼 보호자가 책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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