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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신원확인 호국영웅 '고 정인학 일등중사' 가족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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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신원확인 호국영웅 '고 정인학 일등중사' 가족 품으로

입력
2025.03.19 10:46
수정
2025.03.19 11:13
23면
0 0

1953년 7월 휴전 이틀 앞두고 20세에 전사
흔치 않은 '완전유해'로 발굴… 신원확인 249명째

고 정인학 일등중사 유해의 전체 골격. 국유단 제공

고 정인학 일등중사 유해의 전체 골격. 국유단 제공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이 지난해 11월 강원 철원군 원남면 주파리 일대에서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국군 제7사단 소속 고(故) 정인학 일등중사(현 하사)로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국유단에 따르면 전북 정읍시에서 4남 6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고인은 1951년 9월 18세의 나이로 입대, 6·25전쟁에 참가했다. 휴전 협상 막바지였던 1953년 7월 '적근산-삼현지구 전투'에 참전했다가 휴전을 이틀 앞두고 스무 살의 꽃다운 나이에 전사했다. 이 전투에서 국군 7사단과 11사단은 중공군 4개 사단의 공격을 격퇴하고 반격으로 전환해 전선을 안정시켰다. 고인은 휴전을 앞두고 한 치도 물러설 수 없었던 시기에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다 장렬히 전사했다.

국유단은 "고인은 올해 처음으로 신원이 확인된 호국영웅"이며 "철원군 주파리에서 집단으로 발굴된 유해 19구 중 첫 번째로 신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사업을 시작한 이래 신원이 확인된 호국영웅은 249명으로 늘었다.

고 정인학 일등중사 유해와 함께 발굴된 유품들. 국유단 제공

고 정인학 일등중사 유해와 함께 발굴된 유품들. 국유단 제공

고인의 유해를 찾을 수 있었던 건 현지 부대의 공이 컸다. 7사단 예하 대대장인 장준혁 중령은 지난해 10월 작전지역 지형 정찰 중 지상에 노출돼 있던 방탄헬멧과 수통을 발견하고 국유단에 제보했다. 그 결과 고인을 포함해 8구의 유해를 발견했고, 고인은 방탄조끼를 착용한 채 구부려 엎드린 모습으로 묻혀있었다. 해부학적 '완전유해'로 발굴됐는데,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이날 유가족 요청에 따라 충남 천안시 유가족 자택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가 열렸다. 여동생 정병숙(69)씨는 고인이 전사한 뒤 태어나 당시 모습을 알지 못하지만, 자주 상상했다고 했다. 정씨는 "유전자 시료 채취 당시엔 어머니가 꿈에 보였고, 유해 찾았다고 연락 온 전날엔 아버지가 꿈에 나왔다"며 "나에게 오빠의 유해를 받으라고 나타나신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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