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에 있는 화천댐 전경. 사진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사진 속 장소 등은 기고 내용과 관계없음. 한국일보 자료사진
2023년 뉴욕에서 개최된 'UN 물 총회(Water Conference)'에서 대한민국 환경부는 국제사회에 과학적 평가에 기반한 물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주도했으며, 각국 지지를 받았다. 이는 우리의 물 관리 시스템이 세계적 수준임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또 기후변화가 세계적 화두인 지금, 글로벌 물 문제 대응에도 우리의 물 관리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기후위기로 전 세계가 물 문제를 앓고 있다. 물이 풍부했던 미국 콜로라도강이나 동남아시아 메콩강의 가뭄 상황은 이를 잘 보여주는 실례이다. 반대로 지구 반대편 사막 도시인 두바이에서는 지난해 4월 12시간 만에 1년 동안 내릴 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최근 환경부가 추진하는 기후대응댐 건설 계획은 극단적 기상 현상을 대비한 물 관리 해법이다. 댐은 홍수 조절, 용수 공급 그리고 하천 유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할을 하며, 지역의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대안이다. 특히 과거의 대규모 댐 건설과 달리, 여러 개 중소규모 댐을 짓는 분산형 물 관리라는 측면에서도 의의가 있다. 이번에 발표한 기후대응댐 후보지(안)의 경우, 14개 댐 저수용량 전체를 합쳐도 3.2억 톤으로 기존의 주요 댐과 비교해보면 그 규모가 훨씬 작다.
2022년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심각한 가뭄 사태는 댐이 어떻게 지역 사회에 안정적인 물 공급원으로서 기능했는지 볼 수 있는 좋은 선례이다. 장기간 지속되었던 극심한 가뭄으로 용수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 우려됐지만, 보성강댐과 주암댐 연계 운영 등을 통해 극복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댐 건설은 지자체와 지역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이는 추진 과정에서 갈등을 최소화하고, 주민들이 프로젝트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하기 위함이다. 과거에는 대규모 국가사업을 진행할 때 주민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추진한 사례도 많았으나 지금은 다르다. 또한 수생태계의 건강성, 수질 안정성 및 물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세심한 환경관리도 필요할 것이다.
댐 건설은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이다. 설계에서부터 완공까지 10년 이상 소요될 수 있다. 지금 계획과 투자를 시작하지 않으면 필요한 시점에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을 것이고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와 후손이 떠안게 된다. 이상기후에 대응하는 인프라 투자는 미래를 위한 저축과 다름없다.
기후대응댐 건설은 미래세대가 홍수와 가뭄으로부터 안전하고, 안정적 물 공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상·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로 지금부터 체계적인 준비를 요구하는 중요한 과제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은 이상기후와 물 부족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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