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삼성 SSAFY 방문, 이재용 면담
삼성 '주52시간 예외' 요청에 논의 예상
5일에는 한경협 접견, 기업·경제단체 스킨십
'K-엔비디아' 발언 반기업 비판엔 "문맹" 반박
국가 책임 강조하는 'AI 기본사회' 더 치고 나가
이준석 "무지성" 유승민 "무식" 與 맹공 이어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모두의질문Q'에 출연해 대담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난다. 최근 '중도보수'의 정체성을 선언하며 인공지능(AI) 기본사회 등 경제 관련 메시지로 우클릭에 앞장서온 이 대표가 대한민국 굴지의 대기업 총수를 만나 '경제 해결사' '경제 대선' 이미지를 선점하려는 포석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 시점 직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삼성 등 재계 요구가 강한 반도체특별법 돌파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尹 탄핵 선고 직후, 이재용과 회동... '경제 대선' 점화
민주당 관계자는 4일 "이 대표가 20일 삼성전자와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싸피(SSAFY·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에 방문한다"며 "이 회장을 비롯한 싸피 프로그램 운영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공지했다.
싸피는 삼성전자가 취업 준비생에게 소프트웨어 역량 향상 교육과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일종의 사회공헌 활동이다. 민주당은 경제 위기 속 타격이 가장 큰 청년들의 사회 진출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반도체특별법과 관련해 '주52시간 예외 적용'을 요청해 온 상황에서 만남이 이뤄지는 것이라, 관련 논의도 예상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출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대외 통상 문제와 국내 경제 현안 등이 토론 주제로 잡혀 있지는 않지만 논의 소재로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업 현장 방문 때마다 '친기업 이슈'를 던져왔다. 가령 지난달 현대차 아산공장 방문 당시 "국내 생산을 장려하고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서 세액공제제도를 새롭게 도입해야 한다"며 '국내 생산 촉진세제'를 먼저 제안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SK가 주최한 AI 써밋에 참석해 최태원 SK 회장을 만나고, AI 기업들과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이재용 회장과의 만남이 예정된 20일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마무리된 직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곧장 조기대선이 불붙는 시점에서 경제 리더로의 면모를 과시할 수 있는 셈이다. 이 대표는 5일에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단체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도 만난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연합회(경총) 등과 간담회를 한 적은 있는데, 한경협은 배제됐다. 이를 두고 한경협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점을 민주당이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4년 10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사업단 행사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AI 기본사회 띄운 李...'K-엔비디아' 공방
'K-엔비디아'로 국가 차원의 AI 육성 아이디어를 띄운 이 대표는 여권의 맹공에도 불구하고, AI 기본사회까지 한발 더 치고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AI는 모든 이의 일상생활은 물론 학습, 연구, 개발 등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도구가 될 것"이라며 "모든 국민에게 무상 의무교육을 시켜 한글과 산수, 기초 교양을 가르치는 것처럼 모든 국민에게 인공지능 활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국민 주권 차원으로 AI 시스템 구축을 강조했다.
"반기업적" "소련식 구상"이란 여권의 공세도 적극 차단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AI 관련 게시글을 4개나 올리며 정면 반박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AI 기업에 국부펀드와 국민펀드가 공동투자해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은 글로벌한 산업 육성책이란 설명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성공한 기업 지분을 뺏으려는 반기업 행위라고 공격하는데, 극우본색에 거의 문맹 수준의 식견까지 참 걱정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국방 AI화' 발언을 비판한 보수 언론의 사설까지 직접 끌어다가 반박하기도 했다.
여권도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이재명표 'K-엔비디아' 구상 비판에 선봉에 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별도의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이 대표의 발상을 "무지성"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이 정도면 괴상한 경제관이 아니라 위험한 경제관"이라며 "얼치기 '인공지능 대박론'에 심취해 첨단산업 국유화를 꿈꾸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국가가 30% 지분을 갖는다고 엔비디아가 탄생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며 "그게 가능하다면 우리는 이미 수십 개의 엔비디아를 보유한 나라가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가 정신이 어떤 생태계에서 꽃을 피우는지에 대한 초보적인 이해도 없으니 저런 무식한 말을 쉽게 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본인의 지적 능력부터 더 키우기 바란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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