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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 '용인국가산단' 내년 착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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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 '용인국가산단' 내년 착공한다

입력
2025.03.17 04:30
12면
5 0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남사읍 일대 728만㎡
상반기 중 보상 공고, 내년 말 첫 삽 목표
TF로 공기 단축…부지 조성·공장 착공 동시에
팔당댐 물 부족, 화천댐 물까지 끌어와
서울시 1.8배 전기 사용...2031년 준공 예정
기흥·화성·평택·이천 연결 '메가 클러스터' 완성

내년 하반기 착공이 예정된 경기 용인시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감도. LH 제공

내년 하반기 착공이 예정된 경기 용인시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감도. LH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가 될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에 본격 착수한다. LH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이동읍 일대 용인국가산단 부지 728만㎡(약 220만 평)에 대해 올해 상반기 중 보상계획을 공고하고, 내년 하반기에 공사를 시작해서 2031년 완공할 계획이다. LH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을 감안해 2030년 첫 공장이 시험 가동될 수 있도록 부지 조성과 공장 착공을 동시에 진행한다.

16일 LH에 따르면 용인국가산단 사업이 완료되면 기존 반도체 생산단지(기흥, 화성, 평택, 이천) 및 인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팹리스(설계전문기업) 밸리(판교)를 연결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완성된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디자인하우스-팹리스-소부장' 등 반도체 공급망이 집적된 '밸류 체인'(가치사슬)이 구축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LH는 지난해 12월 반도체공장(Fab·팹) 등 시설 관련 부지 조성 및 전기·용수 공급계획을 포함해 사업비 9조 원가량을 2031년까지 연차별로 투입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의 기틀을 마련했다. 개발이 끝나면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팹 6개, 발전소·산업용가스 시설 각 3곳, 협력 소부장 기업 60여 개가 입주한다. 각각의 팹은 축구장 11개가 3층으로 쌓여 있는 규모다.

LH는 선결 문제로 거론된 공업용수 및 전력 확보, 교통망 구축, 입주기업 부담 최소화 등 현안 해결을 위해 정부·한국전력공사·한국수자원공사 등 관계 기관과 수십 차례 회의를 거쳐 단계별 로드맵도 수립했다.

대구시 하루 물 사용량에 맞먹는 76만 톤의 용수 공급을 위해 팔당댐은 물론 화천댐 물을 끌어오고, 서울시 사용량의 1.8배에 달하는 약 10기가와트(GW)의 소요 전력을 충당하기 위해 단지 내 발전소와 변전소 부지 72만여㎡도 확보했다. 단지 내 용수 공급망 44㎞, 내부 도로망 37㎞와 주변 4개 도로 12.8㎞ 건설계획도 마련했다.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토지이용계획도. LH 제공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토지이용계획도. LH 제공

팹 가동 시기에 맞춰 연계 교통망도 확충한다. 국도 45호선 확장(4→8차로)은 기본설계를 진행 중이며, 국지도 82호선 등 4개 노선도 확장·신설을 위한 설계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미국, 대만, 중국 등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2023년 3월 용인시 처인구 일대를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후보지로 발표했다. 이어 같은 해 7월 특화단지 지정, 지난해 12월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등 숨가쁘게 사업을 진행해 왔다.

민·관·공이 협력해 범정부추진지원단, 전력·용수공급태스크포스(TF) 등을 꾸려 현안별 걸림돌을 해결하고 입주기업의 요구 사항을 신속히 처리한 것이 속도전을 가능케 했다. 일례로 LH는 삼성전자가 투자 확대(팹 5기→6기)를 제시하자 바로 부지 조성계획에 반영했고, 팹 운영에 필요한 변전소·산업용가스·발전소 등 필수시설과 소부장 협력기업 부지도 인접한 곳에 배치했다.

LH 관계자는 "입주가 예정된 삼성전자의 경쟁력 강화 지원을 목표로 산단 조성을 진행해 왔다"면서 "계획 수립 초기부터 수시로 소통해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 중이고, 정부·지자체와 협업해 분양 원가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위치 및 교통 개선 계획. LH 제공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위치 및 교통 개선 계획. LH 제공

LH는 용인국가산단 조성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인허가‧설계‧보상‧공급 업무를 통합 추진하는 등 업무 효율도 극대화하고 있다. 인허가 일정 단축을 위해 패스트트랙을 적용, 통상 2년 이상 걸리는 산단 계획 신청부터 승인까지 절차를 8개월 만에 완료했다. 국토교통부 등 범정부추진지원단과 협력해 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인허가 사전컨설팅을 통해 각종 영향평가도 신속히 처리했다.

현재 LH는 국토부, 용인시, 주민·기업 대책위와 민·관·공 협의체를 구성해 이주자택지 추가, 기업 이전대책 수립, 생계 지원, 대토보상 확대 방안 등을 원스톱으로 해결한다. 또한 항공사진을 3차원(D) 모델로 재구성해 토지·건축물 현장 확인이 필요한 기본조사 시간도 줄이고 있다.

LH는 기본조사가 마무리되는 상반기 중 보상 대상 물건과 보상절차, 계획 등을 포함한 보상계획을 공고한다. 이후 감정평가, 보상금 확정 절차를 거쳐 하반기부터는 주민과 보상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추정 공사비가 2조 원을 웃도는 부지 조성은 2개 공구로 나눠 발주를 추진한다. 남북을 가르는 송전천을 기준으로 서측 1공구는 시공사가 설계·시공을 통합 관리하는 시공책임형 CM(건설사업관리) 방식을 채택해 올해 상반기에 발주, 내년 하반기 착공할 계획이다.

2공구는 반도체산업단지 특성에 적합한 방식을 검토한 뒤 올 하반기 발주할 예정이다. 공기 단축을 위해 부지 조성 공사 중인 2028년에 팹 건설을 동시에 진행하면 첫 팹이 2030년 말 시험 가동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한준 LH 사장은 "침체된 경제성장률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상상을 뛰어넘는 과감한 투자와 혁신이 필요하고, 그 척도가 용인국가산단이 될 것"이라며 "신속한 용인국가산단 추진이 곧 경쟁력이 된다는 생각으로 정부, 기업 등과 지혜를 모아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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