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우리가 멈춘 사이, 중국은 저만큼 추월했다

입력
2025.03.19 00:00
수정
2025.03.19 08:40
26면
5 0


MWC에서 드러난 중국의 엄청난 기술약진
트리플 폴더, 원격운전 전기차 등으로 압도
우리도 융합, 연결, 창조로 미래 대비 나서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에서 화웨이의 실시간 원격 운전 기술을 시연해보고 있다. 김후곤 변호사 제공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에서 화웨이의 실시간 원격 운전 기술을 시연해보고 있다. 김후곤 변호사 제공

"융합하라, 연결하라, 창조하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Mobile World Congress) 2025'는 이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미래 기술의 흐름을 보여줬다. 나는 KT 컴플라이언스 위원장 자격으로 이번 행사 및 부대행사 4YFN(4 Years From Now)에 참여하며, 글로벌 ICT 산업의 변화를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인공지능(AI), 5G, 6G, 네트워크, 클라우드 등 최첨단 기술이 융합되며 새로운 시장과 솔루션이 탄생하는 현장은 그야말로 혁신의 장이었다. 우리 일행은 삼성전자, KT, SKT, LGU+ 등의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화웨이, 샤오미, 레노버, 차이나 텔레콤 등 중국 기업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노키아, 에릭슨 등 서구 기업 전시관들도 꼼꼼히 둘러보았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두드러진 키워드는 '중국의 약진'이었다. 네트워크, 스마트 디바이스, AI,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은 혁신적인 기술과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화웨이는 트리플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였고, 레노버는 태양광 충전이 가능하며 화면이 확장되는 노트북을 공개했다. 샤오미는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SU7 Ultra'라는 슈퍼카급 전기차를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바르셀로나에서 실시간으로 중국 대륙의 전기차를 원격 운전하는 기술이 시연되었고, 콰푸(Qiapu)라는 휴머노이드 로봇도 공개되었다. 중국의 이러한 기술 혁신은 미국의 강력한 반도체·AI 제재 속에서도 이루어진 것이다. 'Fast Follower'(빠른 추격자)에서 'First Mover'(선도자)로의 전환이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더밀크'를 운영하는 손재권 대표는 이번 전시회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초격차는 중국이 보여주고 있으며, 중국의 첨단 기술은 이미 한국을 추월했다. 특히 딥시크(DeepSeek)는 중국 기술 생태계에 깊숙이 자리 잡으며, 이미 30개 이상의 중국 기업이 딥시크 기반의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로봇 산업에서도 중국은 제조업과 AI를 결합해 휴머노이드 로봇 기반의 자동차 산업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 기업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와 국회의 대응이다. 중국의 약진이 계속될수록 미국의 견제는 더욱 강해지고, 글로벌 시장과 공급망의 불확실성은 점점 커질 것이다. 하지만 몇 달째 계속된 탄핵 정국 속에서 정부와 국회는 이에 대해 어떠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지 불분명하다. 정부와 국회의 충돌, 정치 세력 간의 극단적 갈등, 시민 사회의 분열이 심화하면서 한국 경제와 기업들은 더욱 어려운 환경에 놓이고 있다.

특히 반도체·AI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외교적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기업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실질적 지원과 전략이 정말 중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현재 정치권은 탄핵과 대권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곧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은 결론이 날 것이다. 이후 우리 사회는 긍정적 변화의 장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MWC 2025의 슬로건인 '융합, 연결, 창조'는 단순한 기술의 방향성을 넘어,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사한다. 지금 우리 정치권의 모습은 정반대다. '분열, 단절, 파괴'가 반복되는 정치 환경 속에서, 한국의 기업과 경제는 점점 더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제 정치도 스타트업 정신을 가져야 한다. 혁신은 기술만의 몫이 아니다. 4년 후(4YFN), 국민이 또다시 정치를 걱정하는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한국 사회도 변화해야 한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그래도 희망을 품어야 한다.


김후곤 변호사·전 서울고검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