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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바라보는 일률적 정년연장

입력
2025.03.05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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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 오후 서울시내 한 대학교 채용게시판에 관련 공고가 게시돼 있다. 뉴시스

2월 14일 오후 서울시내 한 대학교 채용게시판에 관련 공고가 게시돼 있다. 뉴시스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정년연장 문제가 현안이 되고 있다. 동시에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간 대화와 타협이 필요한 주제가 되었다. 그러나 청년 목소리를 대변해줄 곳은 여전히 부족하다. 지금의 청년들은 그간 보도됐던 입시비리, 채용비리 등으로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이제는 "공정한 기회조차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여전히 "부모빨"이 영향을 발휘하겠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할 수 있는 사회이길 바라고 있다. 그래서 "공정한 기회와 경쟁"이 반드시 지켜졌으면 하는 게 청년들의 시대적 가치가 됐다.

노동시장도 그러하다. 대졸 청년 공채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프리랜서 노동자는 아직 제도권 노동정책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일률적 정년연장에 의해서 기회가 더 좁아진다면 "청년들이 도전하고 꿈꿀 수 있는 사회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일률적 정년연장은 청년 취업의 어려움을 악화시키는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정년연장은 대기업, 정규직 일부에게만 적용되는 특혜이며 특권을 연장하는 땜질식 대안이다. 이미 통계는 일률적 정년연장이 청년 고용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정년연장으로 1,0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청년 고용이 11.6%감소했다는 연구(김유빈·2024 청년층 고용노동통계. 한국노동연구원)가 그것이다.

정년연장 논쟁의 근본적 원인을 생각해 보면 고령층의 정년 이후 생활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정년 이후 연금 수령 때까지의 수입 단절, 그리고 준비되지 않은 노후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를 청년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건강한 노년은 새로운 일을 할 수 있고, 우리 청년세대는 국민연금 파산 가능성까지 걱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너희도 나중에 연금 혜택을 받을 거야"식의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청년층이 내는 연금기금을 지키려면 방화벽이라도 마련해야 한다.

노후생활 안정성 문제는 각각 다른 회사 사정에 맞는 계속 고용 형태로 해결해야 한다. "일률적 정년연장"이라는 땜질정책이 아니라 퇴직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일하며 생활할 수 있는 건강한 노동 생태계를 마련하는 것으로 해결해야 한다. 최근의 정년연장 문제는 "대한민국이 공정한 기회와 경쟁이 주어지는 건강한 사회인가"를 판단하는 중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부디 대변할 수 있는 장치를 가지지 못한 청년층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주며 문제에 접근해 주시기 바란다.

최환희 고용노동부 청년보좌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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